최종 업데이트 22.05.09 11:08

두테르테 떠난 자리에 '독재자의 아들' 유력…필리핀 대선 투표시작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9일 필리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 가운데, 독재자의 아들로 알려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의 당선이 유력시 된다. 마르코스가 당선될 경우 시민들에게 자리를 박탈당한 독재자 가문이 36년만에 다시 정권을 잡게 되는 것이다.
이날 현지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마르코스는 현지 조사기관인 펄스 아시아가 지난달 16∼21일 2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56%의 지지율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경쟁자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은 23%에 그치며 두배를 웃도는 지지율 차이를 보였다.
부통령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 사라 다바오 시장의 당선이 점쳐진다. 사라 다바오 시장의 지지율은 55%에 달해 2위인 빈센트 소토 상원의장(18%)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현임 두테르테 대통령은 집권 초부터 6녀녀 단임제를 바꾸려고 개헌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대신 그의 딸이 출사표를 던졌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은 1965~1986년 집권 기간 동안 반대파 수천명을 고문하거나 살해한 독재자로 평가된다. 1986년 시민들의 항거로 하야해 하와이로 망명했다.
이날 필리핀은 대통령과 부통령 외에도 상원의원 13명, 하원의원 300명을 비롯해 1만8000명의 지방 정부 공직자를 선출한다. 선거 유권자는 총 6700만명이며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선거를 앞두고 최근 현지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틀전 북부 일로코스수르주의 마그싱갈 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지지자들이 총격전을 벌여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북부 누에바에시하주에서도 시장 후보 2명의 경비원들이 서로 총을 쏴 5명이 다치고 주변의 차량들이 크게 훼손됐다.
필리핀 당국은 선거 치안 유지를 위해 이틀전 부터 투표소와 검문소 경비를 비롯해 선거 관리 공무원 경호를 위해 전역에 군인 4만8000명과 경찰 1만6000명을 배치했다. 필리핀 경찰은 대선을 하루 앞둔 8일부터 이틀간 전역에서 술을 팔거나 사는 행위를 금지하는 금주 조치를 진행중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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