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 준수한 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여전히 자기자본이익률(ROE)는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고 대출 증가률이 주춤하고 있어 성장 속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순이익 66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충당금과 판간비 증가에도 이자이익과 수수료 및 플랫폼 이익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전분기와 전년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여전히 ROE(분기연환산)는 4.8%로 절대 수익성은 높지 않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분기 ROE는 2.6%, 지난해 연간 ROE는 5.1%였다.

세부적으로는 지난 2월 출시한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초기 성과가 미미한 가운데 중금리대출 취급 강제의 장단점이 극명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순이자마진(NIM)은 큰 폭(+9bp)으로 개선된 반면 대출성장률(+0.4%)은 부진했다. 대손비용률(49bp)은 상승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수수료이익은 비교적 안정된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핵심이익의 8.4% 수준으로 기존 은행권과 뚜렷한 차이점을 보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월간실직이용자수(MAU)는 1503만명, 고객수는 1861만명을 기록했다. 고객수는 증가하는 추세지만 MAU는 지난해 말 대비 소폭 감소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영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규모는 증가했으나 대출증가율과 MAU로 대표되는 성장성과 확장성이 정체되는 가운데 건전성 부담도 확대될 수 있다"며 "수익성 개선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달성한 시중은행은 NIM과 충당금이 주가의 핵심 변수인 반면 카카오뱅크는 대출성장률이 가장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 연구원은 "문제는 중금리대출 비중이 약 20% 수준에 불과한 만큼 신용대출 감축 기조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단 점인데 사측은 2분기 주택담보대출 대상 및 한도 확대, 4분기 개인사업자 출시 등을 통해 성장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며 "각종 대출 규제와 비우호적인 대내외여건을 감안하면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키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