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5.03 11:24

한국경제 덮친 '물가 쇼크'…한은, 금리인상 속도낼 듯



[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한국 경제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악의 물가 덫에 걸렸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데다 전기요금 인상, 글로벌 공급망 차질, 수요 회복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008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인 4.8%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이번 달부터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지만 단기간 내 ‘물가 쇼크’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2020=100 기준)로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4.8% 올랐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0~1%대를 오갔던 물가 상승률이 4월 들어 2%대에 진입했던 만큼 ‘역기저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왔지만 오히려 지난달(4.1%)보다 상승폭이 0.7%포인트나 확대됐다.
소비자물가지수가 현 수준을 연말까지 그대로 유지한다 하더라도 연간 상승률은 3.9% 수준이 될 것으로 통계청은 추산했다. 사실상 '연간 4%대 돌파'가 확실시된다는 뜻이다.


당장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가 가파르게 뛰고 있다. 지난달 생활물가지수는 108.49로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5.7% 뛰었다. 역시 2008년 8월 6.6%를 기록한 뒤 1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2011년 12월(3.6%) 이후 가장 큰 폭(3.6%)으로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 가격이 상당폭의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전기·가스·수도 가격도 오름세가 확대됐다"며 "전월 대비 상승폭(0.7%포인트)은 석유류, 전기·가스요금 오름세가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유류세 최대폭 인하, 할당관세 적용 등 대책을 펼치고 있지만 물가 오름세를 제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간 풀린 막대한 유동성, 국제적 곡물·유가 상승 등이 인플레이션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정부는 조만간 최소 33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예정이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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