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5.02 11:24

환테크족 '달러'에서 '엔'으로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달러화예금은 줄어든 반면 엔화예금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한달 동안 이미 가파르게 오른 달러화에서 대폭 차익실현을 하고, 최근 급락한 엔화를 소폭 저가매수하는 흐름인 것으로 보인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올해 4월 28일 기준 총 외화예금 잔액은 598억8372만달러(약 75조6511억원)로 3월말 618억9250만달러에 비해 20억달러가 줄었다. 특히 달러화예금의 감소폭이 가팔랐다. 4대 은행의 달러화예금 잔액은 478억1379만달러로 3월말(538억303만달러)에 비해 약 60억달러(약 7조5840억원) 가까이 줄었다.
이는 환율 상승으로 개인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달러화를 매도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들의 매도세로 3월 외화예금이 한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고 지난달에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927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월 말보다 54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이중 달러화예금은 48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가파른 원·달러 환율 상승이 차익 실현을 위한 달러화 매도로 이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1272.5원으로 마감, 2년1개월 만에 종가가 1270원을 웃돌았다.
반면 엔저 현상으로 엔화예금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4대 은행의 지난달 28일 기준 엔화예금 잔액은 4773억4074만엔(약 4조6516억원)이었다. 전월 말 대비 76억엔이 불어났다. 은행권은 3월 들어 엔화값이 가파르게 떨어지자 유학생 가족이나 무역업체 등 평소 엔화 거래를 해야 하는 수요자들이 미리 환전을 해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향후 엔화 가치 반등을 예상한 투자 목적의 자금도 상당 부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9일 엔화값은 100엔당 970.16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25일 100엔당 996.53원에 진입한 뒤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달러 강세와 엔 약세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엔화예금으로의 자금 이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화는 통화정책 차별화로 미·일 금리 차가 역전된 가운데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무역수지가 8개월 연속 적자를 지속하면서 20년 만에 달러당 130엔을 돌파했다"면서 "일본은행(BOJ) 총재의 엔저 선호 발언과 저임금·저물가에 의한 구조적 문제를 볼 때 BOJ의 정책 전환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미·일 금리차 확대로 엔화 캐리 트레이드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화에 추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1300원까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여전히 원화 약세 요인이 강하기 때문에 상단은 1300원까지 열어 둘 필요가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은 5~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로 달러 강세가 완화되면서 하락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나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