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4.30 12:48

[주간리뷰]1분기 0.7% 성장에 커지는 'S공포'…기대인플레 9년만에 최고




[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대유행·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1분기 한국 경제가 0.7% 성장하는데 그쳤다.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를 넘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2분기 이후 우리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공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산업생산은 석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소비와 투자는 동반 감소, 불안한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1분기 성장률 0.7% 그쳐=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7%로 집계됐다.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찍고 민간소비와 투자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올 1분기 성장률은 직전 분기보다 0.5%포인트나 떨어졌다.
우리 경제를 받치고 있는 수출이 홀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민간소비와 투자가 뒷걸음치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 민간소비는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와 오락문화·운수·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5% 감소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각각 2.4%, 4.0% 감소했다. 그나마 수출이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4.1% 증가했다. 1분기 성장률에 대한 순수출 기여도는 1.4%포인트에 달했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중국 경기 둔화 등이 그간 우리 경제를 뒷받침했던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원자재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으로 올해 연간 성장률 3.0% 달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대인플레 3.1% 9년만 최고…주택가격전망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른 3.1%를 기록했다.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판단 지표인 물가인식도 2013년 4월 이후 최고치인 3.2%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0.3%포인트 뛴 수준이다.
금리수준전망지수(141)는 시장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전월 대비 5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주택가격전망지수(114)는 부동산 규제 완화와 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달만에 10포인트나 올랐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대비 0.6포인트 상승한 103.8을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 확진자 증가와 방역조치 완화 여부 등에 따라 등락을 반복했다가 2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값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원·달러 환율 1270원 돌파=이번주에는 원·달러 환율이 25개월 만에 달러당 1270원선을 돌파했다. 지난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7.3원 오른 달러당 127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인 27일 종가 기준 1260원선을 넘은 지 하루 만에 다시 1270원선을 넘은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 달러당 1270원대로 올라선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던 2020년 3월19일(1285.7원) 이후 25개월 만이다. 글로벌 물가 상승세 지속, 미국의 긴축 기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1270원대까지 치솟던 원·달러 환율은 29일엔 전날 대비 16.6원 내린 1255.9원에 마감했다. 아시아 증시, 통화가 동시에 강세를 보인 데다 정부가 구두 개입 강도를 높이면서 직접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팔거나 사는 '직접 개입' 경계감이 시장에 퍼진 영향이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이억원 기재부 1차관도 "급격한 시장 쏠림이 발생할 경우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한다는 원칙을 견지해 나가겠다"고 밝혀 정부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산업생산 1.5% ↑…소비·투자는 일제 감소=산업생산은 늘었지만 소비와 투자는 일제히 감소해 경기 회복세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3월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7.1(2015년=100)로 전월보다 1.5% 증가했다. 올 들어 1월(-0.3%), 2월(-0.3%) 두 달 연속으로 감소했다가 석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서비스업 생산이 1.5% 증가하고, 제조업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은 1.3% 늘어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2010년 7월 이후 최장 기간이다.
하지만 지출 관련 지표는 내수 회복 기반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3월 120.1(2015년=100)로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투자가 일제히 줄면서 2.9% 줄었다.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조치로 현지 협력사의 공장 가동이 중단에 따른 부품 조달에 차질이 발생해서다. 건설투자도 건자재 가격 상승이 공사 일정에 영향을 주면서 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전월보다 0.2포인트 내려 6개월 만에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5로 0.3포인트 떨어져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기동행지수가 6개월 만에 소폭 하락한 점은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 경기 회복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다는 징표로 볼 수 있어 각별한 주의와 긴장감을 요한다"고 진단했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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