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우리은행은 500억원을 횡령한 의혹을 받는 직원이 경찰에 긴급체포 된 것과 관련해, 횡령한 돈이 2010~2011년 우리은행이 주관한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과정에서 우리은행이 맡았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 자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500억원을 엔텍합에 되돌려줘야 할 수도 있어 회사 차원에서 관련 내용을 조사 중이다. 이 사안과 관련된 공시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직원의 500억원 횡령 사건 발생 여파 탓에 28일 증시에서 우리금융지주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1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금융지주는 전날보다 2.29% 내린 1만4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한때 6.21% 내린 1만435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세차례에 걸쳐 돈이 인출되었으며, 2018년 마지막 인출된 이후 계좌가 해지됐다"며 "2012년 계좌에서 돈이 인출되는 등 당시 정황과 이후 관리상황 등 세부적인 내용은 자체 조사와 더불어 수사기관의 수사를 의뢰한 상태로,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우리은행에서 500억원을 횡령한 의혹을 받는 직원을 긴급체포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전날 오후 10시 30분께 해당 직원이 자수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우리은행은 27일 오후 6시경 경찰에 고소장을 냈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이 직원에 대해 출국금지 등 조치를 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직원은 회사자금 약 50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 직원이 직접 경찰서에 찾아와 자수했으며 횡령한 돈이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조사 중"이라며며 "자세한 내용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기·배임·횡령 등 금융사고 금액이 116억3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2021년 업권별·유형별 금전사고 현황'에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67억6000만원)이 가장 많았다. 부산은행(45억원), 하나은행(36억1000만원), 국민은행(4억9000만원), 우리은행(4억원), 신한은행(2억7000만원), 기업은행(80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횡령 유용 67억6000만원, 배임 41억9000만원, 사기 6억8000만원 순이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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