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를 넘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수준 전망도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고, 주택가격 전망지수는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한 달 만에 10포인트나 뛰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포인트 오른 3.1%를 보였다. 2013년 4월(3.1%)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판단 지표인 물가인식도 2013년 4월 이후 최고치인 3.2%를 기록했다. 전월보다는 0.3%포인트 뛰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자들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요인을 뉴스로 자주 접하면서 물가상승률을 높게 예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요금 대책 등이 얘기되는데 이런 소식이 바로 (물가에)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고, 국외 요인들도 있다"며 "따라서 물가 불안 요인들이 당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금리수준 전망지수(141)는 시장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전월 대비 5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주택가격 전망지수(114)는 아파트 매매가격 하향 폭과 속도가 주춤해지는 가운데 부동산 규제 완화와 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 달 만에 10포인트나 올랐다. 황 팀장은 "실제 주택 가격은 지역에 따라 상승과 하락이 엇갈리지만,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커지면서 주택가격 전망지수가 큰 폭으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한 103.8을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 확진자 증가와 방역조치 완화 여부 등에 따라 등락을 반복했다가 2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기준값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3월과 비교해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현재경기판단(74)은 3포인트 상승했고, 현재생활형편(92)은 2포인트 상승했다. 가계수입전망(99)과 소비지출전망(114), 향후경기전망(87)은 같은 수준을 보였다. 생활형편전망(95)은 1포인트 하락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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