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4.25 10:59

편의점 옆 편의점…본사는 웃고 점주는 운다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편의점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점포당 매출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증가와 상품 경쟁력 강화 등으로 국내 편의점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한 동시에 점포 수 역시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점포당 매출액은 올해 2월 기준 4357만1000원으로 5년 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들었다. 앞서 점포당 매출액은 2018년 2월 4396만원, 2019년 4380만원, 2020년 4445만원, 2021년 4291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편의점의 전체적인 성장 추세에도 불구하고 과밀 출점으로 인해 점포 간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편의점 점포 수는 같은 기간 4만2672개로 집계됐다. 5년 전(3만4465개)보다 8207개 늘어난 수치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구도심 상권 등이 재개발되면서 아파트가 들어선 곳을 중심으로 새로운 편의점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기존 소규모 슈퍼마켓들도 편의점으로 전환하면서 점포수가 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에서는 식품과 비식품 모두 성장세가 가파르다. 특히 편의점 장보기 트렌드가 확고히 자리잡으면서 대형마트 장보기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유통채널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그동안 상품과 가격 경쟁력을 높여 왔기 때문이다. CU에서는 올해 1분기 채소 매출이 전년 대비 16.9%, 과일 15.5%, 반찬 17.0%, 양곡 20.9% 늘었고, GS25에서는 채소 매출이 39.9%, 과일 47.7%, 축산 54.4%, 수산 50% 신장했다. 편의점은 택배서비스, 금융서비스, 세탁서비스, 무인복합기 서비스, 민원 문서 출력 서비스 등 각종 생활밀착형 서비스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편의점이 종합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1인당 구매단가도 크게 늘었다. 2018년 2월 기준 5797원, 2019년 5858원, 2020년 6171원, 2021년 6902원, 2022년 7428원으로 최근 5년간 28.1%가 증가했다. 이는 소비자가 편의점에 한 번 갈 때 7428원 어치의 물건을 샀다는 의미다. 1인당 구매단가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편의점 전체 매출도 6.8% 증가했다.
결국 가맹점주의 이익은 줄어들고 편의점 본사만 나홀로 성장하는 흐름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점포당 매출이 하락한 이유는 점포가 많이 늘어나면서 점포별로는 이용자가 줄어든 것"이라며 "본사에서 새로운 점포를 낼 때 가맹점 수익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점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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