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49세 이하이면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영리치'의 연 평균 소득은 4억원, 평균 자산은 6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도 상속을 통해 부를 형성한 이들의 평균 자산이 128억원으로 압도적으로 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설문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부자들의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2 코리안 웰스 리포트'를 13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리치의 평균 총자산 규모는 66억원으로 이중 부동산이 60%, 금융자산이 40%를 차지했다.
영리치의 자산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준 원천 1순위는 근로소득(45%)이었다. 이어 사업소득(23%), 가족으로부터의 상속 및 증여(18%), 재산소득(15%)의 순서였다. 자산형성의 방식에 따라 총자산 규모도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상속을 받은 영리치의 1인 평균 총자산은 128억원(자산 70% 이상 부동산)으로 평균 자산 규모의 2배 가까운 수준이었다. 반면 근로소득이 중심인 영리치의 총자산은 39억원으로 전체 영리치 평균(66억원)의 60%에 불과했다. 상속을 받은 영리치의 3분의 1에도 못 미칠 정도였다.
영리치의 비율은 회사원이 31%, 의료·법조계 전문직이 21%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전문직 비중 21%는 동일연령대(49세 이하) 일반대중의 6배 이상이었다.

지난해 영리치의 수익률에 가장 긍정적 영향을 준 자산은 부동산으로 나타났다. 1인당 1.7채를 가졌으며 주거 목적의 주택을 제외하면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이상 부자들인 '올드리치'가 토지 투자를 선호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부자들의 전체 자산 중 40%를 차지하는 금융 자산 중에서는 예금 보유 비율이 3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주식(27%), 펀드·신탁(16%), 보험·연금(16%), 채권(3%) 등의 순서였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영리치의 현금성 자산 비중이 높은 이유는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현금 보유를 통해 투자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며 "또한 영리치는 지인들과 선택적으로 투자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선호했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에도 투자하는 이들이 상당했다. 영리치의 21%, 올드리치의 5%는 가상자산에 투자 중이지만 대부분 1억원 미만 규모였다. 주된 투자 이유는 가격 급등락을 이용한 시세차익과 장기적 관점의 가치 상승 기대 때문이다. 영리치 및 올드리치 모두 예측 불가능한 가격 변동성을 우려해 가상자산 투자 규모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영리치의 47%는 예술작품이나 음원,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새로운 투자처에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올드리치가 주로 부동산을 통해 자산을 축적한 사람이라면 영리치는 대체로 아이디어로 돈을 번 사람들"이라며 "앞으로는 투자 자본이 영리치의 관심분야(NFT, 미술품, 음원 등)로 이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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