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4.09 08:00

[주간리뷰]우크라發 고물가…韓경기하방 리스크↑




[아시아경제 세종=손선희 기자]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10년 만에 4%대를 돌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여파가 본격적으로 실물경기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기업심리지수도 추락하면서 경기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2020=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9년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선 뒤 11월(3.8%), 12월(3.7%), 올해 1월(3.6%), 2월(3.7%)까지 5개월 동안 3%대를 유지하다가 지난달 결국 4%를 넘어섰다. 소비자물가가 4%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지난달 물가 상승의 주범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 서비스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석유류는 31.2%나 올랐으며 가공식품을 아우른 공업제품은 6.9%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는 3.1% 올랐는데, 특히 개인 서비스 중 외식이 6.6% 급등했다. 이는 1998년 4월(7.0%)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3% 올랐다. 2011년 12월(3.6%) 이후 최대 폭이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을 기존 20%에서 법정 최대치인 30%로 확대하는 등 물가안정 대책을 내놨지만 물가상승 흐름을 억제하기엔 역부족이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4%대를 유지할 것"이라며 "올해 연간 상승률도 기존 전망치(3.1%)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요 국제기구들도 한국의 물가전망을 줄줄이 상향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을 기존(2.2%)보다 0.9%포인트 상향된 3.1%로 제시했다. 이어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 6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3.2%로 대폭 올려잡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 온 고물가 기조에 우크라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제 원자재값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심리가 급격히 악화돼 한국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간한 ‘4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외 여건이 악화되며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KDI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 원자재가격의 가파른 상승세와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심리가 크게 악화됐다"며 "원자재가격의 급등으로 무역수지가 악화된 가운데, 국내 소비자물가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향후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세계경제의 하방위험이 증대되면서 대외 여건에 민감한 수출기업과 주력업종인 전자·영상·통신장비,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기업심리지표가 급락했다"고 덧붙였다.
KDI는 지난해 12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본격 확산하던 때부터 ‘경기 하방위험 확대’라는 표현을 쓴 이후 5개월째 이 같은 부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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