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기존 시장을 주도해 온 캐피탈사에 이어 신용카드 업계까지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어서다.
2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6개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삼성·하나·롯데카드)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약 9조79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것이다.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지난 수년 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약 10년 전인 지난 2011년 3분기엔 취급하는 업체는 2곳, 자산은 1조2572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6년 3분기엔 3조 311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엔 9조7948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카드사들의 공세가 강화되면서 기존 시장을 장악해 온 캐피탈사들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캐피탈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20조8341억원으로 전년 동기(21조2493억원) 대비 약 4000억원 가량 줄었다.
기존 자동차 할부금융에서 두각을 보이던 곳은 신한·KB국민카드였으나, 후발업체들의 도전도 거세다. 우리카드는 올초 오토금융본부 내 오토신사업팀을 신설하는 등 자동차 금융에 힘을 싣고 있으며, 하나카드는 사업 첫 해에만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이 약 3600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엔 현대캐피탈과 경영분리를 단행한 현대카드도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카드의 경우 국내 완성차 시장을 주도하는 현대차·기아와 '형제' 관계인 만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이유론 수익성이 꼽힌다. 가맹점 수수료에서 본 적자를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을 통해 보전해 온 가운데, 이를 제외하면 수익이 발생하는 영역이 많지 않아서다. 뿐이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도 가맹점 수수료율 조정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자동차 할부금융시장 공략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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