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4.01 11:36

"현상금 10억 드립니다" 사기꾼 직접 잡는 보험사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보험사기 제보하시면 최대 포상금 ‘10억원’을 드립니다."
국내 보험사들이 대형 보험사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매년 보험사기가 늘어가는데다 사기 수법도 점점 조직화되고 대형화되면서 더이상 사태를 두고볼 수 없어 직접 사기꾼들을 잡으러 나선 것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다음달 31일까지 소속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장기보험 사기제보 캠페인’을 시행한다. 사기적발 규모에 따라 최대 10억원의 포상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보험사기 신고보상과 관련해서 보험업계 역대 최대 포상금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 설계사들에게 사기규모, 기여도 등을 고려해 보험계약 심사우대 정책도 실시한다"며 "캠페인 기간에는 최대 1000만원까지 추가 포상금도 가능하기 때문에 10억원 이상의 포상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보험사기와 전쟁에 나선 것은 다른 보험사들도 마찬가지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적극적으로 불법 백내장 수술을 진행하는 안과병의원들을 찾아내 보건당국에 고발 중이다.
일부 병원이 브로커들과 짜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술을 진행하고 실손보험을 타내고 있어서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백내장 수술 환자를 모으기 위해 과장·허위 광고를 낸 안과 병의원 55곳을 불법 의료광고, 불법 환자유인 등의 혐의로 보건당국에 신고한 바 있다.
백내장수술의 경우 주요 손해보험사들에서 지급된 실손보험료가 작년만 해도 일 30억원 내외에서 올해는 100억원대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실손보험의 존치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국내 보험사기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총 8986억원으로 2017년 7302억원 대비 23% 늘었다. 같은 기간 보험사기로 인해 적발된 인원도 8만3535명에서 9만8826명으로 18.3% 증가했다.
아직 최종 집계가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도 보험사기가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보험사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손해보험 사기로 2020년 기준 91.1%에 달한다. 대부분이 실손보험 또는 자동차보험 사기로 파악된다.
보험사기가 늘면서 피해도 커지는 중이다. 작년 국내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약 3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실손보험 적자가 커지면 보험료가 크게 올라가고 선량한 가입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국내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몇년 사이에 보험사기가 대형 브로커조직을 중심으로 대형화하면서 보험사기 규모도 더 커지고 있다"며 "올해도 실손보험 적자가 더 커지고 있어서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피해예방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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