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3.31 11:16

"청년희망적금 돌풍 효과…두달 사이 7000억원 늘었다"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지난달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으로 인해 은행들의 예금흐름이 반전됐다.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정기적금 잔액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은행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이자 수입을 얻는 가계대출은 고금리와 대출규제가 맞물려 올해 들어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다른 상품보다 금리가 두 배나 높은 청년희망적금은 가입자가 예상보다 훨씬 많아 이자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31일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에 따르면 정기적금 총 잔액(28일 기준)은 35조251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대비 4525억원 증가한 액수다. 2월에도 전월대비 정기적금 잔액은 2500억원(34조7992억원) 늘어났었다. 적금 상품은 가입할 때 한달치를 납입해야 하기 때문에 2~3월 사이 정기적금이 증가한 것은 지난달부터 청년희망적금 가입자가 몰려서 나타난 효과라 추정할 수 있다.
5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포함한 6개 다른 은행을 통해 청년희망적금에 가입한 이들은 약 290만명에 달한다. 최대 월 납입액은 50만원이고 이보다 적게 넣을 수도 있다. 은행 관계자는 "아직 적금상품들의 금리가 낮고 요즘 고객들이 정기적금보다 정기예금을 오히려 선호하는 추세라 적금 자체가 별 인기가 없었다"라며 "두 달 연속 대규모로 5대 은행 적금 잔액이 늘어나게 된 데는 청년희망적금이 분명히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과 가상화폐에 돈이 쏠리며 그동안 적금상품은 외면 당했었다. 지난해 5대 은행 정기적금 잔액은 5조5481억원 감소했다. 한창 투자열풍이 거셌던 작년 상반기(1~6월)에만 5조3361억원이 빠져나갔다. 하반기 들어 2120억원으로 감소폭이 줄긴 했지만 올해 1월까지 감소 추세였다. 청년희망적금이 적금 감소세에 쉼표를 찍고 다시 끌어올린 셈이다.
은행들은 ‘기본금리 연 5%,우대 금리 적용시 6%’까지 줘야 하는 청년희망적금액이 늘어난 게 반갑지만은 않다. 금융위원회가 예산을 투입하고 은행들에겐 고금리 혜택을 요청해 상품을 만들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처음 예상보다 가입자가 8배나 늘어 금리 부담이 훨씬 커졌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31일 현재 청년희망적금과 비슷한 구조의 만기 2년, 자유적립식 적금 기본금리는 5대 은행 기준으로 연 1.20~2.20% 수준이다. 청년희망적금의 경우 월 50만원씩 적금을 붓는 가입자 1인당 은행이 줘야하는 이자가 62만5000원(금리 5%)인데 비해, 일반 적금상품은 최고수준인 2.20%를 적용해도 27만5000원에 그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10년 동안 월 70만원씩 적금(소득구간에 따라 세금지원)을 부어 가입자 1인당 1억원을 만들수 있도록 하는 청년도약계좌를 준비하고 있다. 만기 10년에 단리보다 빨리 늘어나는 복리로 금리 3.5%가 적용된다. 가입자가 만기를 채우면 은행들이 1인당 지급해야 할 이자만 1340만3358원(비과세 적용 기준)에 달한다.
은행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 가입자 1인당 은행이 주는 이자의 20배가 넘는다"며 "청년희망적금보다 가입 기간이 길고 금리 혜택도 높아 은행이 져야 하는 부담도 전례없이 커지는 만큼 어떤 형태로 출시될지 은행들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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