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대표적인 수입 과일인 오렌지 가격이 코로나19 2년 동안 크게 올랐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물류 비용 증가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다. 당분간은 이런 오름세가 지속될 전망이라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오렌지 가격은 최근 2년 사이 42%넘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통계를 보면 지난 29일 기준 대형마트나 전통시장 등에서 판매된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 10개 가격은 평균 1만3453원이다. 1년 전 1만869원에서 23.7%가량 가격이 올랐다. 2년 전 같은 기간 9431원과 비교하면 42.6%나 증가했다. 오렌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계절관세 적용 상품이라 이달부터 관세가 미적용돼 한창 팔릴 시기다.
오렌지는 네이블과 발렌시아, 블러드 등 여러 품종이 있지만 우리나라엔 주로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가 들어온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오렌지를 포함한 감귤류 수입 실적은 14만2990톤으로 2억6776만달러 수준이었다. 주요 수출 국가 중에선 미국이 12만1037톤으로 84%가량을 차지했다.
국내로 들여오는 미국산 오렌지는 대부분 미국 캘리포니아산인데 지난해 전 세계적인 이상 고온 현상 탓에 미국산 오렌지도 이 영향을 받았다. 개화기 시즌 폭염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자연스레 시세가 오르게 된 것이다. 여기다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현지 물가와 인건비, 환율 등이 상승한 요인도 컸다. 최근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까지 겹치면서 물류 관련 비용도 증가했고 통관 비용 역시 인상됐다.
업계는 이런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오렌지를 비롯한 수입 과일 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일 수입업체 한 관계자는 "오렌지는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전과 비교해 올라도 너무 많이 올랐다"면서 "수입 과일 전체가 점점 오르는 추세인데 한동안 이런 상황은 유지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대형마트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수입 과일 묶음판매와 골라담기, 패키지 변경 등 판매방식의 다양화와 함께 다양한 수입 국가를 찾는 등 대체 가능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고 홈플러스도 대체 가능한 국산 과일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마트 역시 직소싱 비중을 지난해 50%에서 80%까지 확대하는 등 유통 단계를 최소화하고 스페인 등 대체 산지를 발빠르게 찾는 중이다.
김용휘 세종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전 세계가 비슷한 추세이고 제반 비용도 한 번 올라갔기 때문에 가격이 한동안 떨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우리나라에도 시트러스류 과일의 대체제가 많고 수입 과일도 다양화 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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