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3.29 09:37

생활 속 파고드는 인플레이션…'먹는 방식' 바꾼다

코로나19 악재에 우크라 전쟁까지 연이은 악재
오른 물가에 소비 포기하거나 줄이는 '수요 파괴' 우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인도 동부 오디샤 길가에서 튀긴 만두나 떡을 팔던 라주 사후씨는 기름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튀김을 줄이고 음식을 '쪄서' 팔기 시작했다. 그는 "하루에 300~400개 가량의 만두를 만들고 있는데, 찐 음식 판매량을 늘리면서 팜유 구매를 기존 대비 절반인 15kg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코트디부아르의 베이커리고용주협회는 밀 가격 상승을 버티다 못해 법으로 가격이 고정된 바게트의 '무게'를 줄여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협회는 지난주 성명을 통해 바게트의 표준 무게를 현재 승인된 200g에서 낮춘 150g으로 제안했다.
코로나19 확산에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까지 발발하면서 세계 원자재 가격이 급등, 일상에까지 타격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8일(현지시간) 빵과 육류, 식용유 등 기본 식품 가격 상승으로 상품시장과 글로벌 식품 시스템이 충격을 받고 있다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컨설팅 업체인 LMC인터내셔널의 줄리안 콘웨이 맥그릴 동남아 대표는 "찬장이 텅 비어버린 소비자들은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가를 당장 낮출 수 없어 구매를 포기하거나 줄이는, 이른바 '수요 파괴' 현상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맥그릴은 "사하락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와 남아시아가 빈곤 심화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면서 "기업이 석유 사용량을 줄이거나 제품 크기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수요 파괴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품목이 식물성 기름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 세계 곡물거래를 혼란에 빠뜨렸고, 가장 흔한 식용유이던 팜유와 대두 가격을 기록적으로 끌어올렸다.
식용유 부족 현상은 지난해부터 이미 심화되고 있었다. 세계 2위의 팜유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에서는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으로 생산량이 감소했고, 캐나다의 캐놀라 수확량이 줄어든 데 이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는 대두 수확량이 감소했다. 구매자들은 세계 수출의 약 75%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해바라기유에 기대려 했으나, 양국 간 전쟁은 그 기대를 무너뜨렸다.




비교 가격의 상승도 식품가격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농부들은 비료를 줄이고, 이는 곧 수확량 감소로 연결된다.
통신은 농작물 뿐 아니라 육류 가격 인상으로 레스토랑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은 시카고와 주변 교외에서 매운맛 치킨 레스토랑인 '프라이쿱'의 5개 지점을 소유하고 있는 조 폰타나씨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2년 전 팬데믹으로 육류 포장 공장이 폐쇄되며 닭고기 가격이 인상된 데 이어, 브라질 가뭄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료값마저 올라 재료 가격이 더욱 높아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작년 1월부터 전반적으로 비용이 거의 두 배 가량 증가했다"면서 "50파운드 큐브의 쇠고기 우지는 수년간 29달러였는데, 지금은 56달러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폰타나씨는 "이미 치킨 샌드위치 가격을 여러 차례 인상해 10달러까지 올랐고, 다들 비싸다고 한다"면서 "나의 두려움은 샌드위치를 15달러까지 올려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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