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3.28 13:52

코로나 시대 '홈술' 여전히 대세…女 음주도 늘었다(종합)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구은모 기자] 코로나19 터널을 지나오면서 주류 소비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집콕 영향으로 늘어난 ‘홈술’이 대세로 자리 잡았고, 전체적으로 남성의 음주 소비는 감소하는 반면 여성 음주 소비는 증가 추세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재택근무와 육아 인구의 바깥 활동 제한으로 이 같은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육퇴 후 한잔"…술먹는 女↑= 28일 질병관리청의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기준(추정치) 19세 이상 성인의 월간 음주율은 60.8%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73.4%로 직전 연도의 70.5%와 비교해 2.9%포인트 늘었고 반대로 여성은 48.4%로 전년 51.2% 대비 2.8%포인트 줄어들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추세로 보면 남성의 음주율은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여성은 크게 느는 상황이다. 10년 전인 2009년 남성의 음주율은 75.8%였고 이듬해 77.8%로 최고치를 찍은 뒤 점차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여성의 음주율은 43.3%였으나 점차 상승해 2018년 51.2%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성가족부 통계상에서도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6.5%, 월간 폭음률은 24.7%로 집계됐다. 2005년 대비 각각 3.1%포인트, 7.5%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고위험 음주율은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면서 한 번 마실 때 5잔 이상 마시는 비율을 의미한다. 월간 폭음률은 최근 1년간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5잔 이상 마신 비율을 뜻한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2020년 이후에도 이런 흐름은 쭉 이어졌을 것으로 관련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여성 음주율이 증가세인 것은 여성의 사회 활동과 고용률 증가 등 사회 환경적 변화가 주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음주를 즐기는 주부를 뜻하는 이른바 ‘키친 드렁커’가 늘어난 것도 있다. 바깥 활동을 잘 못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증가한 데다가 자녀의 등원·등교까지 제한되면서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를 ‘육퇴(육아+퇴근)’ 후 술로 푸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선 이를 뜻하는 ‘마미주스(Mommy juice)’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외적 요인인 코로나19로 육아 스트레스와 우울감 등을 느끼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증가 추세인 음주율 증가와도 맞물리게 된 것"이라며 "음주가 해로운 부분도 있지만 릴렉스 효과 또한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찾게 되는 것이고 앞으로도 이런 증가율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음주횟수↓·음주량↑…‘홈술’ 강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1년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음주 횟수는 한 달에 평균 8.5일로 주 2회꼴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월 1회 이상 술을 마시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9일보단 소폭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영업 제한과 재택근무 등 영향으로 술자리가 많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1회당 평균 음주량은 소주 기준 1병꼴인 7잔으로 전년 6.7잔과 비교해 증가했다. 음주 횟수는 전년 대비 소폭 줄었으나 음주량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늘어난 홈술의 인기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응답자를 대상으로 소비자들이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주류 트렌드’라고 인식하는 음주 형태를 설문한 결과, 편의점 구입과 홈술이 각각 76.5%, 51.5%로 홈술 관련 주류 소비 트렌드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편의점에서의 주류 구매가 트렌드라는 응답은 전년(49.9%) 대비 26.6%포인트나 높게 나타나 편의점이 새로운 주류 구매 허브로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편의점들도 지역 내 주류 특화 매점을 늘리는 추세다.
집에서 음주를 즐기는 ‘홈술족’의 급증으로 지난해 국내 수입 주류도 30% 가까이 늘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수입액은 14억83만달러(약 1조7084억원)로 1년 전(11억687만달러)과 비교해 2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8억571만달러 수준이던 주류 수입액은 2018년 10억4368만달러를 기록하며 10억달러 선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4억달러를 돌파하며 5년 사이 50% 가까이 늘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회식이 줄어들고 바깥 출입을 꺼리는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홈술 트렌드가 완전히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계에서도 이에 맞춰 여러 주종의 다양한 맛의 제품을 개발하는 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술을 중심으로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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