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2.01 19:00

올라가는 금리에 떠는 '영끌족'…집값 장기하락 시작될까



집값 고점 인식 확산과 대출 부담 상승, 미국의 금리인상 예고 등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집값하락 전망이 커지고 있다. 아파트값이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고,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도 커질 경우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집을 산 사람들은 고통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이 경우 시중에 매물이 늘면서 집값 장기 하락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계속된 금리인상으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유주택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63%로 한 달새 0.12%포인트 또 올랐다. 이는 2014년 5월(3.63%) 이후 7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픽스와 은행채 등 지표금리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과 보증대출 금리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금리가 오르면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주택 수요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실제 최근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는 수요 감소에 따른 매물 적체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강남권에서도 거래 침체로 하락거래가 늘고 있다.
지난해 집값 급등기에 무리하게 돈을 빌려 집을 산 20·30대의 경우 금리상승과 집값하락 불안감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앞으로 이 같은 추세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공격적인 긴축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빨라질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Fed는 앞으로 물가상승에 대응해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와 기준금리 인상, 보유자산 축소 등 긴축 절차를 꾸준히 밟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양적긴축(QT)을 실시하면 달러의 가치가 올라가 한국 등 주변국에선 자본 이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이로 인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선 주변국 역시 금리인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실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인상 시점에 대해서만 의견이 조금씩 엇갈리는 분위기다.
부동산 매매거래도 얼어붙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2020년 5월 4주 이후 87주 만에 하락전환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수년간 가파르게 상승한 집값이 마이너스로 꺾이면서 매수심리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집값 하락기에 금리까지 오르면 '영끌족'에게는 직격탄이다.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 만큼 젊은층을 중심으로 대출이자 상황 능력이 떨어지는 등 '하우스 푸어'가 늘어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미 서울 노원구와 강북구 등 '패닉바잉'이 많았던 외곽 지역에선 수천만원 이상 가격이 떨어진 급매가 늘고 있다.
다만 집값이 일부 조정되는 선에서 그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가격하락 등은 시장에서의 자연스런 상황으로 판단하기 힘들다"며 "대출규제 같은 인위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는 해당 요인이 해소되는 순간 가격반등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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