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서울 노원·도봉구 일대에서 재건축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두 달 새 노후단지 10곳이 재건축 ‘첫 관문’으로 꼽히는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사업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강북지역 일대 집값 상승폭이 둔화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6일 노원구청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대림 아파트는 최근 예비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으며 조건부 통과 판정을 받았다. 1989년 준공된 이 단지는 지상 최고 15층, 5개동 675가구 규모의 중층 아파트다. 재건축을 추진하려면 A~E등급 중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한다. 이 단지는 예비안전진단 통과로 정밀안전진단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1차 정밀안전진단→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순서로 진행된다.

두 달 새 노원·도봉서 예안진 통과단지 10곳노원 일대 다른 노후단지들도 재건축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상계대림 인근에 위치한 1590가구 규모의 상계벽산 아파트도 지난해 11월 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하계동에서는 1320가구 규모의 현대우성이 예비안전진단 재수 끝에 지난해 12월 예비안전진단 벽을 넘어섰다.
‘강북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3930가구 규모의 월계동 시영아파트(미륭·미성·삼호3차)도 재도전 끝에 지난해 11월 예비안전진단 통과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910가구 규모의 삼호4차도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해 4840가구의 대규모 재건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도봉구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들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하철 1·4호선 창동역 역세권 아파트인 창동주공 1단지와 3단지는 각각 지난해 11월·12월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1988년부터 창동지구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조성된 창동주공은 총 7개 단지(1~4단지, 17~19단지)로 1만778가구 규모다. 이 중 4단지를 제외한 모든 단지가 현재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11월~12월 사이 창동역 인근에 위치한 창동동아(600가구), 효성상아2차(427가구)도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봉동에서는 지난해 11월 유원도봉 아파트가 예비안전진단 통과를 통보받았다.
최근 두 달 동안 노원·도봉구 일대에서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노후 단지는 10곳에 달한다. 노원구와 도봉구가 각각 5곳으로 같은 시기 서울 내 대부분 자치구에서 예비안전을 통과한 단지가 한 곳도 없는 것과 비교하면 재건축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상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관계자는 “노원과 도봉 일대는 지난해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주민들이 크게 늘어난 분위기”라며 “최근에는 ‘신속통합기획’이 인기를 끌며 이를 통해 재건축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정밀안전진단을 보류했던 단지들도 다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차 안전진단에서 47.5점의 낮은 점수를 받은 상계주공1단지는 노원구청에 2차 안전진단인 적정성 검토를 신청했다. 하계장미 아파트도 정밀안전진단 추진을 본격화 하고 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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