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경기도 안양시 한 아파트의 분양가가 추가 분양 과정에서 2년새 2억5000만원이나 뛴 것으로 확인됐다. 안양은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그 사이 집값이 크게 뛰자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평촌자이아이파크는 오는 11일부터 84㎡(전용면적) 100가구에 대한 청약을 진행한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미 입주를 시작했으며, 학교 건립계획이 취소되면서 해당 부지에 추가로 들어서는 물량에 대한 분양을 이번에 진행하게 됐다. 추가 분양에 나선 것은 2018년 12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주목되는 것은 분양가다. 2018년 분양 당시만 해도 3.3㎡당 1948만원 수준이던 분양가가 평균 2699만원으로 급등했다. 84㎡ 최고가 기준으로는 6억7982만원이던 분양가가 9억2360만원으로 올랐다. 같은 아파트임에도 공급 시점에 따라 분양가가 2억5000만원 가량 차이가 난 셈이다. 안양에서 84㎡ 분양가가 중대금대출 금지선인 9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분양가 상승 움직임은 2년 사이 공급된 해당 지역 아파트들의 분양가로 이미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분양된 호계동 평촌트리지아와 비산동 평촌엘프라우드는 3.3㎡당 분양가가 평균 2300~2600만원선이었다.
안양은 투기과열지구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주택보증공사(HUG)의 규제를 받는데 분양 시점 주변 시세의 85~90%까지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다.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가 있으면 같은 수준으로 분양가가 정해진다. 상한선을 정한 것이지만 2년 사이 해당 지역 시세가 크게 오르면서 평촌자이아이파크 분양가도 과거 대비 큰 폭으로 뛰었다.
최근 HUG로부터 분양가를 통보 받은 인근 안양 진흥아파트도 같은 이유로 3.3㎡당 2999만9000만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이 단지의 경우 지난 6월 3.3㎡당 2540만원을 통보받은 후 재산정을 통해 500만원을 높였다. 안양에서 평당 3000만원에 육박하는 분양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지역 아파트 가격은 일대 대규모 정비사업과 교통호재가 맞물리며 크게 뛴 상태다. 동안구 대장아파트로 꼽히는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의 경우 84㎡가 2018년 12월 6억8000만원에서 현재 11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이를 감안하면 평촌자이아이파크 역시 분양가 상승에도 여전히 주변 시세 대비 2억원 정도 낮은 가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규제 등으로 이 일대 집값이 최근 들어 주춤하지만 분양가는 앞서 고분양가를 받은 단지들의 영향으로 당분간 더 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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