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1.04 12:14

‘틈새시장’ 공시가 1억 미만 아파트도 거래절벽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10월까지만 해도 매일 드나들던 법인·외지인 투자자들의 발길이 최근 한 두 달 새 사실상 거의 끊겼어요. 대출규제에다가 정부가 1억원 미만 아파트 거래를 집중적으로 조사한다고 나서니 거래가 없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죠.”(경기 시흥시 월곶동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관계자)
낮은 취득세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 시장도 급격히 얼어붙는 모양새다. 정부가 고강도의 대출규제를 적용한데이어 갭투자·투기세력 차단을 위해 해당 아파트 거래의 집중적인 실태조사를 예고하면서다.
경부고속도로 안성IC 입구에 위치한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진사리 주은청설아파트는 지난해 전국 단일 아파트단지중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곳이다. 총 2295가구인 이 단지의 지난해 거래량은 506건으로 4채 중 한채 꼴로 주인이 바뀐 셈이다. 이처럼 거래가 집중된 것은 정부 규제를 피한 소액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율을 최대 12%까지 높이면서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주택은 예외규정을 두면서 외지인이 경쟁적으로 이 아파트를 사들였던 것.
하지만 지난해 말 주택 거래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저가 주택 거래 시장 역시 직격탄을 맞는 분위기다.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거래가 끊기고 가격도 급락하는 모습이다.




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주은청설 아파트의 지난해 11~12월 두 달 거래량은 17건에 그쳤다. 10월까지 한달 평균 거래량이 49건에 달한 것과는 180도 바뀐 분위기다.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이 아파트 49㎡(전용면적)는 지난해 12월 25일 1억5400만원에 실거래됐다. 3개월 전인 지난해 9월 최고가인 2억원보다 4600만원이나 떨어진 가격이다. 이 아파트 39㎡도 지난해 9월 1억7500만원이던 실거래가가 그해 12월에는 1억2900만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거래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다른 저가 아파트 단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주은청설 인근의 주은풍림 역시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한달 평균 거래량이 48건에 달했지만 11월에는 11건, 12월에는 4건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이유로 수요가 몰렸던 시흥시 월곶동 진주마을풍림아이원1차도 지난해 10월까지 매매거래가총 399건으로 매달 평균 40건에 달했지만 11월과 12월 거래량은 각각 7건, 2건에 그쳤다.
주은풍림 49㎡는 지난해 12월 27일 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앞서 지난해 10월 1억8500만원에 거래된 사례보다 3500만원 떨어진 가격이다. 이 아파트 39㎡도 지난해 9월 27일에는 1억7500만원에 팔렸지만 지난해 12월 17일에는 1억29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일대 용두리에 위치한 B공인 관계자는 “지난달에 손님 4~5명 정도가 찾아왔었지만 전부 급매물에만 관심을 보였다”면서 “집주인들이 대선을 앞두고 관망세로 돌아서며 사실상 급매물이 아니면 거래 성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거래가 급격히 위축된 것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단기에 집중됐지만 이를 받칠 만한 실수요가 없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말부터 금융권이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저가 아파트 매수에 대한 고강도 실태조사에 나서면서 공시가 1억원 미만 단지들도 인기가 줄어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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