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2.31 15:50

[다시 뛰자, 건설코리아]가까이 다가온 녹색 미래도시 '서울형 스마트시티'가 온다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가 있는 지하철 5호선 발산역을 가면 낯선 식물들로 빼곡한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높이 4m, 너비 3m 규모로 벽 양면을 이끼로 감싼 ‘스마트 모스월’, 이른바 ‘이끼타워’다. 이 장치는 올 1월 도심 속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줄여보자는 고민 끝에 탄생했다. 스마트와 그린기술을 접목해 도시문제를 해결하려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노력의 결과물이다.
◆에너지 저감형 주택·공유킥보드 충전소…곳곳서 스마트시티 구현= SH공사는 물질을 정화하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이끼의 특성을 활용해 이끼타워를 현실로 구현해냈다. 지난해 6월 이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으며 마곡지구에 시범 설치했다. 마곡지구에 설치한 스마트 모스월은 이끼를 공기청정기 필터처럼 활용해 반경 50m 이내 미세먼지를 흡착하고 공기정화에 도움을 주는 구조다. SH공사는 이를 통해 연간 약 12㎏의 미세먼지와 약 240t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H공사는 스마트 모스월에 스마트 기술을 도입해 실시간 기후정보와 연계되도록 했다. 태양광 패널과 자동 관개 시스템도 내장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빗물을 활용해 이끼에 필요한 수분을 자동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SH공사는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한 개념이었던 스마트 시티가 우리 일상 가까이에 이미 다가왔다고 판단,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통해 현장에 적용해왔다. SH공사 관계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 곳곳을 실험실로 삼아 다양한 사회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모스월은 SH가 그리는 스마트시티의 한 축이다.
마곡지구에 설치된 스마트 그린 스테이션도 스마트시티의 연장선에 있다. SH공사는 국내 최초로 거치형 충전식 스마트 그린 스테이션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이는 공유형 전동킥보드를 충전하고 거치, 반납까지 할 수 있는 일종의 충전소로 디지털과 그린기술이 융합됐다. 이 시설은 전동킥보드 충전은 물론 주변 지역의 온도와 습도, 바람, 미세먼지 농도 등 환경정보를 측정하는 시스템도 탑재돼 있다. 공기청정 효과를 고려해 미세먼지 저감 수종인 ‘세덤’이 충전소 지붕을 감싸도록 했다. 마곡지구내 명소로 자리잡은 서울식물원에는 방범·안내를 위한 첨단 로봇 서비스도 도입됐다.
강동구 고덕강일지구는 시민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스마트시티 조성이 이뤄지고 있는 곳이다. 총 14개 아파트 단지가 계획된 고덕강일지구에 SH공사는 기본적으로 40% 에너지 절감 설계를 했다. 이와 함께 단지별로 특화된 커뮤니티 공간을 공공 네트워크와 연계해 편의를 누릴 수 있도록 기획했다. 주민들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커뮤니티 시설을 예약·결제할 수 있다. 공유자전거와 공유킥보드 등은 지구 내 교통수단으로 활용된다.
이 같은 생활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주민들 간 교류를 적극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SH공사 관계자는 "마을을 함께 가꾸고 발전시키는 민·관·공 거버넌스를 구축해 사람 중심의 고덕강일 스마트시티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실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고려한 新 스마트시티 모델 개발"= SH공사는 신규 사업지구에도 각 지구의 유형과 입지를 고려한 스마트기술이 도입, 맞춤형 스마트시티를 추진 중이다.
서초구 방배동 성뒤마을에는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기 위한 3D 공간정보를 구축할 예정이다. 디지털 트윈은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함으로써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이다. SH공사는 성뒤마을의 지형과 건축물, 지장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동일하게 구현해 모의실험을 통해 발생가능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계획이다.
위례신도시에는 도시공원 내 스마트기술을 적용한다. 캐시워크(돈 버는 만보기), 네이처링(온라인 자연활동 공유 플랫폼) 등 기존 스마트기술을 위례지구 보행자 중심길(휴먼링)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이밖에 강남구 구룡마을에는 거점 커뮤니티 특화 단지 조성과 주거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등 ‘소셜 스마트시티 시즌2’를 구현하기로 했다. 마곡·강동지구 등 산업단지 지원을 위한 데이터센터 건립도 추진 중이다.
SH공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스마트시티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거주하는 도시공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생산과 휴식, 문화가 복합된 공간이 필요해졌다. 올인빌(All in Ville·집 근처에서 쇼핑, 교육, 휴식 등의 활동을 모두 할 수 있도록 조성된 마을), 올인홈(All in Home) 개념이 확대될 것"이라며 "도시공간의 재구조화를 포함한 새로운 스마트시티 모델을 개발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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