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아파트 매매 및 임대차 거래가 급감하며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치솟은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반전세나 월세로 밀려난 세입자들이 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모습이다.
31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신고분 기준 서울 지역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1만1021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 기한이 30일이긴 하지만 임대차의 경우 대부분 거래 직후 신고가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달 1만1339건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앞서 10월 거래량이 1만5540건과 비교하면 4000건 안팎 급감한 것이다.
특히 서울 지역 임대차 거래에서 전세는 급격히 줄고 있는 반면 월세는 오히려 늘었다. 전세는 10월 9313건에서 11월 7475건, 이달 6403건으로 감소했지만 월세을 낀 거래는 같은 기간 6224건에서 3863건으로 줄었다가 4618건으로 늘었다. 이날 현재 신고분을 기준으로 임대차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41.9%로 역대 최고치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10채 중 4채 이상이 월세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월세 비중이 느는 것은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급격히 늘면서 상당수 집주인들이 이중 일부를 세입자에 전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등 임대차3법 이후 전세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어쩔 수 없이 월세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물량이 쏟아지는 내년 8월 이후에는 월세 비중이 더 늘고 가격도 더 오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달 124만1000원을 기록해 1년 전(112만2000원)에 비해 10.6% 올랐다.
한편 이날 기준 11월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355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10월 2196건에 비해 절반 가량 쪼그라든 수치다. 심지어 12월 매매 거래량은 이날 현재 신고분 기준 525건으로 전월의 3분의 1에 그치고 있다. 신고기한이 다음달 말까지란 점을 고려해도 연중 최저치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대출 규제에 시중 대출금리 상승이 겹치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들어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올해 총 거래량은 지난해 누적 거래량 8만1193건의 절반 수준인 4만여건에 그칠 전망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