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2.29 12:30

‘역대급 불장’이었던 아파트 경매… 올 평균 낙찰가율 103.5%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올해 역대급 집값 급등으로 법원 경매에서 아파트의 낙찰가율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에도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주택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관심이 법원경매 시장에 쏠린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법원에서 경매된 전국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28일 기준 103.5%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회사가 관련 통계를 분석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로, 이 수치가 100을 넘었다는 것은 감정가보다 높은 금액에 팔렸다는 의미다. 전국 아파트 낙찰가율은 2017년 92.3%에서 2018년 89.3%, 2019년 85.5%로 2년 연속 하락했으나 지난해 95.2%로 반등한데 이어 올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장 열기가 뜨거운 곳은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서울이다. 평균 낙찰가율이 111.2%에 달했다. 3월 112.0%에 이어 4월 113.8%, 5월 115.9%, 6월 119.0%로 4개월 연속 역대 최고치 경신을 이어갔다. 코로나19 여파로 법원이 대부분 휴정하면서 7월 한때 107%로 주춤했지만 이후 다시 낙찰가율이 치솟으면서 10월에는 119.9%까지 치솟았다. 다만 거래 침체가 본격화한 11월과 12월에는 각각 107.9%·104.7%로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수도권 지역인 경기와 인천도 각각 평균 낙찰가율 110.8%, 109.9%를 기록하며 고공행진했다. 특히 인천의 경우 2월에 101.9%로 100%를 넘긴 이후 꾸준히 오르며 8월에는 123.9%까지 낙찰가율이 올랐다. 최고치 기준으로 서울을 넘어선 셈이다. 경기지역도 올해 매달마다 100%를 상회한 기록을 이어나가며 8월에는 115.8%의 신기록을 세웠다.
취하 늘면서 물건 줄었는데… 실수요·투자 몰리며 경쟁 심화
올해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높아진 것은 매매 시장의 여파로 풀이된다. 통상 경매물건의 감정가격 평가는 경매 개시 수개월 전에 이뤄지다 보니 감정가와 시세차가 커져 그만큼 낙찰가율도 치솟았다는 것이 지지옥션측 설명이다.
여기에 집값 급등으로 매매를 통해 채무를 해결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아파트 경매 물건 수가 급감했다. 통상 법원 경매 감정가의 경우 매매가보다 낮은 수준에 결정되기 때문에 시장의 매수세가 강할 때는 경매 취하가 늘어난다는 것이 지지옥션 측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서울 지역 아파트 경매의 진행건수는 412건으로 지난해 660건에 비해 37.5%나 줄었다. 2019년 1064건과 비교하면 2년새 61.2%가 감소한 물량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의 경매 취하건수는 200건에 달한다.
경매 취하로 수도권 아파트 입찰 물건 수가 줄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전체 경매물건 중 낙찰이 이뤄진 비율을 뜻하는 낙찰률도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73.3%로 전국 평균인 54.7%를 크게 웃돌았다. 마찬가지로 경기(72.8%), 인천(70.5%)도 모두 70%를 넘겼다.
다만 정부의 전방위적인 대출규제 강화 여파로 연말부터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도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 물건도 대출 규제가 동일하게 적용되는 탓에 매수자들이 자금조달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상반기부터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적용되면서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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