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대출 규제, 금리인상, 대선 등의 영향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서울 은평구 아파트값이 19개월만에 떨어졌다.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떨어진 곳이 생긴 것은 은평구가 처음이다. 경기도에서는 지난주 동두천, 화성, 수원 영통구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5일 한국부동산원의 12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20일 기준)에 따르면 은평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은 "매물이 쌓이고 하락거래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5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은평구 아파트값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 상승률도 지난주 0.07%에서 0.05%로 축소됐다. 9개월 만에 최저치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10월 11일(0.17%) 이후 10주 연속 상승 폭이 줄어들었다. 관악구(0.00%)가 지난주에 이어 보합을 나타냈고 금천구도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15곳에서 지난주보다 아파트값 상승 폭이 줄었다.
경기도 아파트값은 0.11% 상승해 지난주보다 상승률이 0.04%포인트 떨어졌다. 전국 45개 시군구 중 34곳에서 상승 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시(-0.02%)는 전주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고, 수원 영통구는 0.01% 떨어져 2019년 7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의왕시도 보합전환했다. 의왕시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이슈로 올해에만 아파트값이 38.57% 올랐던 지역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에 금리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시장의 매수세가 위축되고 곳곳에서 가격 하락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정부가 돈줄을 죄면서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매수세 실종→거래 절벽-→매물 누적→가격하락’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대출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아파트 단지가 몰린 서울·경기 외곽지역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더 뚜렷하다. 실제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통계에 따르면 10월 수도권 매매거래량은 3만7225건에서 3만1982건으로 14.1%, 서울은 9584건에서 8147건으로 15.0% 줄었다.
매수세가 식으면서 경기·인천 지역의 패닝바잉을 이끌었던 2030 연령층의 아파트 매수 비중도 뚝 떨어졌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20~30대의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 매입 비중은 35.6%로, 전월 39.3%에 비해 3.7%포인트 감소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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