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2.23 11:30

위기를 기회로…정몽규 '애자일 경영' 강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애자일(Agile) 경영’ 강화를 위한 혁신인사를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23일 HDC그룹에 따르면 그룹측은 전날 HDC현대산업개발 각자대표에 유병규 사장과 하원기 전무를 각자대표로 선임하는 등 총 30명에 대한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단순시공 건설기업을 넘어 종합금융부동산 기업, 국내 최고의 독보적 디벨로퍼로 진화하겠다는 정 회장의 복안이 담겼다는 평가다.
올해 HDC그룹은 광주 철거건물 참사 붕괴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지난 6월 9일 재개발 지역인 광주광역시 학동4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붕괴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17명(사망 9명·부상 8명)이 사상한 사건이다.
광주 참사는 정 회장의 ‘애자일 경영’을 도마 위에 올렸다. ‘날렵한’, ‘민첩한’ 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agile)에서 착안한 조직운영 방식으로, 부서간 경계를 허물고 프로젝트 단위로 의사결정권을 부여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정 회장은 2018년 건설업계에 최초로 애자일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효율과 속도에 치우져 안전을 도외시했고 그 결과가 광주 참사라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이번 인사는 정 회장이 애자일 경영의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을 유병규·하원기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각자 대표 체제는 대표이사 각자가 대표이사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경영 방식이다.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자율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HDC측은 이번 인사 배경에 대해 "애자일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정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신임 대표는 청주가경아이파크 2·3·4단지 등 대형 현장들의 소장을 역임한 바 있다. 2020년부터는 건설관리본부장으로 주택·건축·토목 현장을 총괄했다. 하 대표는 건설본부장을 겸직하며 HDC현대산업개발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책무를 맡게 됐다.
유 신임 대표는 더 민첩하고 유연해진 조직을 이끌며 미래먹거리 발굴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은 한화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을 이달 따냈다. 광운대역세권, 용산철도병원부지, 공릉역세권 개발사업 등 복합개발사업 노하우, HDC그룹 계열사와 연계된 콘텐츠를 도입해 사업 경쟁력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유 대표는 "건설산업의 근원적이고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역량을 극대화해 디벨로퍼로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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