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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최근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생산자물가가 7개월 연속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물가 상승 현상이 나타나면서 향후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10월 생산자물가지수 전년동월比 8.9% 상승…13년 만에 최고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생산자물가지수는 9월(111.27)보다 0.8% 높은 112.21(2015년 수준 100)으로 집계됐다. 12개월 연속 상승일 뿐 아니라 지난 4월 이후 7개월째 최고 기록이다. 특히 전년 동월 대비로는 8.9% 올라, 2008년 10월(10.9%)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생산자가 국내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통계로, 소비자물가와 약 한 달간의 시차를 가진다.
최진만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며 "수요가 전년 보다 살아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공급과 수요 측 물가 상방 압력이 혼재하고 있는 것이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 품목별 등락률을 보면, 공산품 물가가 1.8%나 올랐다. 공산품 중 석탄·석유제품(12.6%)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제1차 금속제품과 화학제품도 각각 2.5%, 1.7% 올랐다. 전력·가스·수도·폐기물 부분 물가도 2.3% 상승했다.
반면 농림수산품 물가는 4.3% 떨어졌다. 축산물과 농산물이 각각 5.5%, 4.3% 하락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이염화에틸렌(21.1%), 경유(17.4%), 알루미늄섀시바(16.4%), 호텔(2.0%), 유선전화 서비스(2.2%) 등의 가격이 올랐다.
반면 배추(47.9%), 돼지고기(14.9%), 쇠고기(7.1%), 국내 항공여객(8.2%), 부동산 중개(4.0%) 등의 가격 수준은 낮아졌다.
이와 관련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반적인 물가 압력이 매우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공급망 개선이 언제 개선될지 모르기 때문에 유동성 회수를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韓·美·英 물가 다 오른다…커지는 인플레 공포
한편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8.6% 올라 지난 2010년 11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특히 트럭 화물 비용이 16.3% 오르면서 공급망 차질이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13.5% 증가했다. 이는 중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5년 8월(13.5%) 이후 26년 2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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