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1.18 11:26

'주거사다리' 정책모기지 올스톱, 무주택 서민 돈 빌릴 곳 없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서민들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해온 정책모기지의 올해 대출 문이 사실상 닫혔다. 올해 대출 신청 접수가 중단된 보금자리론에 이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적격대출도 거의 올스톱 상태가 된 것. 정부의 가계부채 조이기에 따른 풍선효과의 영향으로 무주택 서민들의 돈 빌리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중 적격대출을 유일하게 판매하고 있는 A은행의 이번 달 대출한도가 단 하루만에 소진됐다. 이 은행의 월 적격대출 한도는 110억원 규모다. 은행 관계자는 "한도 부여와 동시에 1분도 안 돼 마감됐다고 보면 된다"며 "12월 적격대출 한도 역시 크지 않지만 문의하는 고객은 많아 사실상 ‘로또’나 다름없다"고 귀띔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연말까지 적격대출 취급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사실상 적격대출의 올해 취급분도 끝났다는 얘기다.
적격대출은 정부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내놓은 정책모기지로 무주택자나 1기존 주택 처분을 약속한 1주택자가 시가 9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할 때 주로 사용한다. 보금자리론 등 다른 정책모기지에 비해 대출 한도가 5억원으로 높고 소득 요건 등을 따지지 않아 맞벌이 신혼부부 사이에서는 내 집 마련의 ‘유일한 희망’으로도 불린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금융공사로부터 받은 ‘차주 연령대별 정책모기지 공급실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20·30대가 공급량의 과반(54.8%)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36.2%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다.
은행들이 적격대출 취급 자체를 꺼리고 나선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압박이 연말로 가며 더 심화되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적격대출은 은행이 주금공서 대출 한도를 받아 상품을 판매한 뒤 대출채권을 주금공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주금공이 최근 몇 개월간 적격대출 관련 대출채권을 회수하지 않으며 총량관리에 사활을 건 은행 입장에서는 속도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다다랐다.
문제는 적격대출 실행을 계획했던 실수요자다. 연간 대출한도가 4조원가량 남았지만 취급하는 은행이 없어 이른바 ‘사막에서 바늘찾기’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보금자리론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12일부로 올해 대출신청 접수가 사실상 종료됐다. 이날 보금자리론 신청을 했다면 내년 1월7일에야 실행이 가능하다.
이는 연이은 가계대출 조이기로 정책모기지로 수요가 빠르게 몰린 영향이다. 올해 9월까지 보금자리론 공급액은 18조5000억원이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약 26조6000억원)와 비슷한 증가 속도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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