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한빛광장에서 열린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 '분노의 깃발행동'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청와대까지 행진하는 모습./윤동주 기자 doso7@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한국 성인 10명 중 6명은 노력해도 사회적 계층 이동이 어렵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은 자식 세대에서도 계층 이동이 쉽지 않다고 봤다. 성인 10명 중 4명은 본인이 사회적·경제적으로 하층에 속한다고 생각했다. 평소 쓰는 생활비 대비 소득에 여유가 없다고 느끼는 가장(가구주)도 절반이 넘었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인구 중 우리 사회에서 노력한다면 본인 세대에서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5.2%에 그쳤다. 반면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60.6%였다. 이들 가운데 계층 이동 가능성이 '비교적 낮다'고 본 사람이 41.1%, '매우 낮다'고 본 사람이 19.4%였다. 자식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높다'고 본 사람이 29.3%, '낮다'고 본 사람이 53.8%로 집계됐다.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계층 이동이 어렵다고 보는 경향이 나타났다. 스스로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가운데 본인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이 높다고 본 사람은 55.9%였고, 가능성이 낮다고 본 사람은 38.7%에 그쳤다. 반면 본인이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가운데 계층 이동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14.9%에 불과했고, 65.0%는 계층 이동 가능성이 작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자식의 계층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경우가 많았다. 본인이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가운데 자식의 계층 이동 가능성이 낮다고 본 사람은 44.4%였던 반면, 본인이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55.7%가 자식의 계층 이동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19세 이상 인구 중에서는 본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중'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58.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 가운데 중상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21.7%, 중하라고 생각한 사람이 37.2%였다. 소득별로는 월평균 가구소득이 200만원 이상인 사람의 절반 이상은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중'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이 '하'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38.5% 있었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경우 71.9%가, 200만원 미만인 경우 55.9%가 스스로 하층에 속한다고 응답했다. 본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2.7%에 불과했다.
19세 이상 가구주 중 가구의 한 달 평균 최소 생활비와 비교해 실제 소득에 '여유가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1.9%에 그쳤다. 반면 '여유가 없다'고 답한 사람은 57.9%였다. 나머지(30.2%)는 '적정하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40대(15.0%)에서 소득 수준이 여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이 가장 높았고, 60세 이상(8.9%)이 가장 낮았다. 19세 이상 가구주 중 실제로 1년 전보다 가구 소득이 '줄었다'고 응답한 사람은 32.1%, 1년 전보다 부채가 '늘었다'고 답한 사람은 26.2%로 각각 집계됐다. 향후 가구 재정 상태가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21.4%였다. 재정 상황이 악화할 경우 가장 먼저 줄일 지출 항목(복수 응답 가능)은 외식비(65.7%), 의류비(44.6%), 식료품비(43.5%), 문화·여가비(36.1%) 순이었다.
19세 이상 인구 가운데 일과 가정생활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48.2%로, 최근 조사(44.2%)보다 4.0%포인트 높아졌다. 통계 작성 기준이 바뀐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일보다 가정생활을 우선시한다고 답한 사람(18.3%)도 4.6%포인트 확대돼 역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인 약 5명 중 1명은 일보다 가정이 먼저라고 생각한 것이다.
13세 이상 인구가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수입(38.7%)이었다. 안정성(24.8%)과 적성·흥미(13.8%) 등이 뒤따랐다. 13∼34세 청소년·청년들이 가장 근무하고 싶어 하는 직장은 대기업(21.6%)이 가장 많았고, 이외 공기업(21.5%), 국가기관(21.0%) 등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고등학생은 24.0%, 중학생은 22.3%가 장래 공무원이 되어 국가기관에 근무하고 싶다고 답했다. 13세 이상 인구 절반(50.5%)은 여전히 '육아 부담'이 여성의 취업에 가장 큰 장애 요인이 된다고 봤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60세 이상 고령자 72.5%는 생활비 마련 방법으로 본인·배우자 부담을 꼽았다. 자녀·친척 지원은 14.1%, 정부·사회단체 지원은 13.4%에 그쳤다. 생활비를 본인·배우자 부담으로 하는 경우 마련 방법은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57.3%)이 가장 많았다. 본인과 배우자가 일해 생활비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2011년 이후 본인·배우자 부담과 정부·사회단체 지원은 증가 추세인 반면, 자녀·친척 지원은 감소세다.
60세 이상 고령자의 69.2%는 현재 자녀와 따로 살고 있다고 응답했다. 향후에도 따로 살고 싶다는 응답은 77.2%다. 따로 사는 것이 편하고 독립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19세 이상 인구 중 67.4%가 노후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거나 준비가 돼 있다고 답변했다.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이 59.1%로 가장 많다. 노후 준비가 안 된 이유로는 준비할 능력 없다는 응답이 36.8%, 앞으로 준비할 계획이라는 응답이 36.2%였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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