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1.16 12:05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39% 감소…30대 고용, '양질의 일자리'만 줄었다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지난달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줄어든 30대 취업자 가운데 양질의 일자리 비중이 높은 '주 36시간 이상 근로자' 숫자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20만명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파트타임 등 주 36시간 미만 근로자는 같은 기간 3배 이상 폭증했다. 정부는 앞서 '경제의 허리'로 불리는 30대 취업자 감소에 대해 인구 감소에 따른 현상이라고 했지만 '일자리의 질 악화'란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16일 아시아경제가 통계청의 10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 36시간 이상 30대 취업자는 320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447만1000명에서 126만4000명 급감했다. 통계청은 앞서 지난달 30대 취업자가 525만2000명으로, 전년동월 527만6000명에서 2만4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는데, 양질의 일자리가 많은 36시간 이상 일자리 취업자는 대폭 줄어든 것이다.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중 고용안정성이 비교적 높은 상용근로자는 지난해 10월 338만5000명에서 올해 226만9000명으로 111만6000명 감소했다. 임시직도 29만5000명으로 5만명 이상 줄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와 나홀로 사장인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도 각각 1만1000명과 4만명 감소했다. 반면 단기일자리가 많은 주 35시간 이하 취업자는 66만7000명에서 191만8000명으로 125만1000명 급증했다. 주 17시간 미만 초단기 취업자 역시 15만5000명에서 16만6000명으로 1만1000명 늘었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지난달 통계조사 일수가 전년동월 보다 하루 적어 수치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사 기간 중 한글날 임시공휴일이 겹쳐 조사 일수가 하루 빠졌다"면서 "취업자 수치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30대 고용의 질 악화는 분명해보인다고 지적한다. 조사일수 차이는 다른 연령대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상용근로자가 줄어든 사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가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고용의 질이 낮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30대 고용 감소는 인구 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수치상 변화라는 정부의 설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한국처럼 인구는 주는데 실업률은 2%대로 낮아진 일본 같은 사례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냐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김태기 교수는 "30대 고용 감소를 ‘인구 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고용 감소’라고 설명하는 정부의 논리에도 문제가 있다"면서 "일본은 한국처럼 인구가 줄어드는데도 실업률이 2%대로 낮아지는 등 고용의 질은 오히려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차이를 정부의 논리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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