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수도권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대부분의 노선이 완공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전망이 나온다. 추진 일정이 발표될 때마다 인근 집값을 띄우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되고 있지만 실제 개통까지는 변수가 많이 남아있어 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가장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인 GTX-A노선 조차 공정률이 목표치에 못 미치고 있다. 파주 운정~일산~서울 삼성동~화성 동탄을 연결하는 A노선은 올 7월 기준 공정률이 19.4%로 정부 목표치인 22.8%보다 더디다.
A노선은 2019년 6월 착공해 2023년 말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일정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사 도중 강남구 청담동 주민과의 토지 보상 문제로 인허가 기간이 지연됐고, 서울 종로구 당주동 구간에서 유적이 발견되며 공사가 전면 중단되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를 겪은 탓이다. 통상 철도 공사는 목표 보다 1~2년 이상 늦게 완공되는 것을 감안하면 빨라야 2024년이나 2025년 개통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그 다음으로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른 GTX-C노선도 주민 반발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양주 덕정~서울 삼성동~수원을 연결하는 C노선은 지난 6월 민간사업자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하며 협상단계에 들어섰다. 국토부는 올해 말 협약을 체결하겠다는 목표지만, C노선이 강남구 은마아파트 지하를 지나가는 것으로 설계되면서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은마아파트 소유주 및 주민들은 노선 우회변경을 요구하고 있어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착공 시점은 계속 늦춰질 수 있다.
인천 송도~서울 여의도~남양주 마석을 연결하는 GTX-B노선은 내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 기본계획수립도 세우지 못했다. 기본계획을 수립한다고 해도 입찰 방법을 심의하고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사업계획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토부는 내년 착공해 2027년 개통하겠다는 목표지만 현 진행 상황으로는 이를 실현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김포에서 부천을 연결하는 D노선인 서부권 광역급행철도는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2021~2030)에 포함된 단계로 완공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여기에 해당 노선이 김포 장기역에서 부천 종합운동장역 만을 연결하는 것으로 확정되자 서울과 직통 연결돼야 한다는 주민 반발이 거세다. 사업성 등 따져봤을 때 향후 사업자 선정 등의 절차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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