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8.30 14:09

[톺아보기] 기준금리 인상이 주는 의미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국은행이 1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0.5%이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서 0.75%가 됐다. 우리가 유념해서 살펴야 하는 것은 0.25%포인트 금리 변화가 주는 단기적인 영향이 아니다. 금리가 저점구간을 지나 이제부터 상승기로 전환되었다는 것 자체가 주는 의미에 집중해야 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2%를 상회하는 오름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인 경제적 악재가 없는 한 기준금리를 앞으로 올리겠다는 의미다. 따라서 금리 하락기에 작동하던 각종 의사결정 기준을 이제 금리 상승기에 맞춰서 재조정해야 한다.
이럴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투자이론이 있다. 너무나도 유명한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달걀모형’이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헝가리의 투자 귀재다. ‘달걀모형’에 따르면 이제부터 서서히 부동산 매도 타이밍이다. 금리 저점기에 근접할수록 부동산 매입(투자)을 하다가 금리 저점기를 지나면서 부동산 매도를 시작한다는 이론이다. 금리 상승기가 되면 부동산보다는 주식 투자와 은행 예금을 더 선호하게 된다. 상가나 수익형 부동산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은 낮은 금리환경에서 최대한 대출을 이용해 주택을 구매해 왔다. 그러다보니 가계신용은 올 2분기 기준으로 1806조원, 가계대출 1705조원, 주택담보대출 948조원에 이른다. 사상최대다. 가계신용 1000조원을 걱정했는데, 주택담보대출만으로 10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대출 규모가 비대해졌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가 주는 사회적 파장을 살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국가적으로 보면 큰 위험요소다.
집값이 지나치게 많이 오르면서 불안해진 사람들은 최대한 대출을 이용해 주택 구매에 나섰다. 그동안은 금리가 역대 최저였기 때문에 대출 이자 부담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부터 상황이 달라진다. 장기고정금리 대출이 아닌 사람들은 변동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를 따져봐야 한다.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 논의도 있다. 물론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시기가 좀 늦어질 뿐 조만간 1%대로 조정될 수밖에 없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대를 훌쩍 넘어섰고, 점차 더 오르게 될 것이다. 준비해야 한다. 이미 받은 대출일 경우 변동금리대출은 고정금리로 전환해서 대출이자 부담 증가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고정금리 대출이라 할지라도 은행의 가산금리 구조를 살펴 이자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일정한 소득에서 납부할 이자가 늘면 가처분소득이 준다. 주거취약계층일수록 대출이자 감당이 어려워질 수 있다. 정부는 이러한 가구의 금융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대출을 이용해 주택을 구매한 사람들은 늘어나는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지 차분히 따져봐야 한다. 또한 대출로 주택구매를 계획한 사람들도 향후 대출이자 부담이 가능한지 꼼꼼히 따져보고 주택구매 결정을 해야 한다. 내 집 마련은 중요하다. 다만 금리환경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준비해 온 방식을 환경변화 맞춰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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