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5.25 11:55

"서울 아파트 비싸서 못 사"…빌라로 몰리는 사람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서울에서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아파트 거래량이 4개월 연속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거래 흐름이다. 아파트 매매가격은 물론 전세가격마저 크게 뛰자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으로 재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노후 빌라 거래가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다세대·연립주택 매매 거래량은 5330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의 4184건보다 1146건(27%) 증가한 수치다. 2월 4433건이던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3월 5096건을 기록한 데 이어 2개월 연속 증가했다.
반대로 아파트 거래량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12월 7527건에서 △올해 1월 5777건 △2월 3866건 △3월 3768건 △4월 3482건으로 줄었다.
통상 아파트 거래량이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보다 2배 이상 많은데 올해는 4개월 연속 거래량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신고기간이 아직 일주일가량 남아 있지만 흐름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세대·연립주택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도 꾸준히 오름세다. KB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 3억113만원으로 처음 3억원을 넘긴 뒤 11월 3억1343만원, 올해 1월 3억2207만원, 지난달 3억2648만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패닉바잉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대출 규제는 강화되고,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전세가격마저 치솟으면서 무주택자들이 저렴한 빌라 매수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관계자는 "혼자 사는 직장인이나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부부들이 주로 빌라를 찾는다"면서 "아파트값이 너무 오르고 전세 이자를 낼 바에야 차라리 회사 가기 편한 역세권 신축 빌라를 매입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오 시장 취임으로 재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 목적의 노후 빌라 매입도 활발하다. 오 시장이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통해 5년간 18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도봉구의 경우 4월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574건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특히 노후 빌라가 밀집한 방학동의 경우 거래량이 매월 100건 미만에서 4월 226건으로 급증했다. 방학동 B공인 관계자는 "오 시장이 창동역을 강남역처럼 육성하겠다고 약속해 창동·방학동 일대 노후 빌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진 상황"이라며 "아직 추진위원회가 설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1억원대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해 젊은 사람들까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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