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3.25 10:13

국토부 고위직의 '강남 아파트 사랑'…세종 아파트만 팔았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7차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국토교통부 장관과 1·2차관 모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아파트를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다주택 고위 공무원들도 지난해 세종 등 지방 아파트를 처분하고 강남권 아파트는 남겨 1주택자가 됐다. 부동산 정책의 주무부처인 국토부 공무원들의 '강남 사랑'이 다시 입증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1년도 공직자 재산변동 내역에 따르면 변창흠 장관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현대오페라하우스 아파트(129.73㎡)를 소유하고 있다. 이곳은 14세대 1동짜리 '나홀로 아파트'로 신고된 공시가격은 6억5300만원이다. 정확한 시세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초 변 장관 소유 아파트보다 작은 평형대가 14억8000만원에 실거래된 바 있다.
윤성원 1차관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경남논현아파트(83.72㎡)를 배우자와 공동소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공시가격은 1년 사이 5억5900만원에서 6억5300만원으로 올랐다. 이 평형대는 지난해 8월 13억원에 실거래됐으며 현재 시세도 이 정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명수 2차관은 서울 송파구 오금동 현대2-4차(84.98㎡)를 보유 중이다. 공시가격은 종전 6억5000만원에서 1년 사이 2억6700만원 올랐다. 이 평수는 지난 1월 15억5000만원에 실거래됐으며, 현재 17억5000만원에 매물이 올라와 있다.
윤 차관과 손 차관은 지난해 강남권 아파트는 남겨두고 세종 아파트를 나란히 팔아 1주택자가 됐다. 윤 차관은 세종 소담동 새샘마을 6단지 아파트(59.97㎡)를 4억2300만원에 팔았고, 현재 같은 아파트에 2억원의 전세임대료를 주고 세입자로 거주 중이다. 손 차관은 세종시 반곡동 캐슬&파밀리에 디아트 아파트 84.45㎡를 2억9840만원에 보유했다가 3억8700만원에 매도했다.
이외에 다른 국토부 고위 공직자들도 세종 등 지방 아파트 대신 서울 강남 아파트를 선택했다. 김상도 항공정책실장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60.76㎡)를 보유한 채 세종 도담동 도램마을10단지(84.76㎡)를 지난해 7억4500만원에 팔았다. 황성규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 상임위원은 세종 도담동 도램마을 15단지(84.99㎡)를 7억3000만원에 매도하고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임광아파트(136.38㎡)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
국토부 고위 공직자들이 이처럼 세종 아파트 매각에 나선 것은 집값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고위직은 1주택만 남기고 처분하라는 '윗선'의 압박이 심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다만 강남 대신 세종 아파트를 처분하는 공통된 행동을 보였다는 점에서 국토부 공직자들도 세종보다는 강남의 향후 집값 상승률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의 경우 행정수도 이전 이슈 등으로 지난해부터 집값이 급등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세종보다는 강남 아파트를 남기는게 재테크 측면에서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세종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만큼 이들의 시세차익도 상당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같은 매각으로 지난해 다주택자라고 신고했던 국토부 고위 공무원 7명은 모두 올해 1주택자가 됐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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