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3.10 11:46

조직 키운 변창흠, 이제 와서…"LH 독점적 지위 문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LH 투기의혹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 회의 시작에 앞서 국토부 관계자에게 귓속말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잇따른 발언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로 들끓고 있는 민심에 기름을 붓는 분위기다.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LH 사장직을 맡으면서 조직의 업무 영역 확대를 주도했으면서도 직원 투기 논란이 확산하자 이를 "LH의 독점적 지위 때문"이라는 판단을 내놓아서다. 여기에 투기 직원들을 감싸는 듯한 발언까지 반복되자 정치권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변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국회 등에 따르면 변 장관은 전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LH가 지금까지 공공주택의 80%를 공급하며 독점적인 지위를 가지게 돼 부작용도 많았다"며 "LH 역할을 근본적으로 개편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LH의 독점적 지위를 급격하게 확대한 장본인이 변 장관 자신이라는 점이다. 변 장관은 2019년 4월 LH 사장 취임 이후 줄곧 주택 시장에서의 공적 역할 강화를 강조하며 조직과 업무를 확대해 왔다. 사장 취임 2개월 만인 2019년 6월에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 활성화, 신도시 건설 기능 강화 등 LH의 역할을 확대하는 첫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그해 12월에는 인천석정지구의 LH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 착공식에 참석, LH의 역할 확대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국토부 장관 취임 이후 첫 부동산 대책인 2·4 대책은 아예 ‘공공’이 키워드일 정도다. 83만 가구의 대규모 공급 확대방안을 보면 공공택지는 물론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 정비사업에도 적극적으로 공공이 개입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제 식구 감싸기도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9일 국회에서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LH 직원들이 "개발정보를 미리 알고 투자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그의 발언이 진심이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아는 경험으로는 그렇다"는 대답을 반복해 논란을 키웠다. 특히 변 장관은 이번 사태를 정부 탓으로 돌리는 뉘앙스의 발언까지 내놓았다. 이날 회의에서 "다른 한편으론 정부가 재정으로 복지비용을 지출하지 않아 개발에서 생기는 이익으로 교차보존하는 과정에서 이익이 생겼다"고 언급한 것이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서는 변 장관의 경질을 요구하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 역시 야당은 물론 여권 내에서조차 변 장관 책임론 성토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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