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2.22 11:40

서울거주자 '세종 아파트' 원정매입 급증…작년 월평균 5배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지난달 서울지역 거주자가 사들인 세종시 아파트가 지난해 월평균 매입량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 이후 전국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집값 상승 기대감이 큰 세종으로 '원정투자'가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22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입자 거주지별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거주자의 세종 아파트 매입 건수는 총 20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서울 거주자의 세종 아파트 월평균 매입 건수가 40.5건, 전체 매입량이 486건인 것을 고려하면 지난달 사실상 '패닉바잉(공황매수)' 수준으로 거래가 증가한 것이다.
세종 아파트 전체 거래량은 지난해 7월 2110건을 기록한 뒤 9~11월 400~500건으로 줄었다가 12월 다시 1120건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전년 대비 주춤하며 거래량이 877건으로 감소했으나 서울 거주자의 매입량만 65건에서 205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세부담을 늘렸음에도 이처럼 원정투자가 늘어난 것은 여전히 세종 아파트값 상승 기대감이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세종시는 지난해 7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국회와 청와대, 정부부처를 세종시로 옮기자'는 발언이 확산한 것을 기점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 3단지 14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해 12월1일 17억원에 거래돼 같은해 8월 최고 실거래가(14억8000만원)를 2억2000만원 뛰어넘는 신고가를 세웠다. 이 단지 84.91㎡는 지난달 30일 10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처음 10억원 선을 돌파했고, 현재 호가도 11억원까지 올랐다.
다정동 가온마을 4단지 84.99㎡도 지난해 11월21일 11억2000만원, 지난달 10억4700만원에 실거래되며 10억원을 훌쩍 넘었고, 소형평수인 59.99㎡는 최근 6얼5000만원에 팔려 두달만에 실거래가가 5000만원 정도 올랐다. 다정동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관계자는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있다보니 호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전세수요도 많은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세종시 아파트 값 상승세는 올들어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값은 지난달 초 0.24% 상승폭을 기록한 뒤 매주 오름폭을 줄여 지난 15일 기준으로는 전주 대비 0.16% 오르는데 그쳤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세종은 높은 매물호가로 피로감이 누적돼 거래가 원활하지 않다"며 "중저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지역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매맷값을 자극할 여지는 남아 있다. 세종 아파트 전셋값은 올 들어 이번주까지 8.05%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여기에 행정수도 이전 호재가 지속되고 있어 외지인의 원정투자가 계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세종은 지난해 평균 청약 경쟁률 153.3대 1를 기록할 만큼 매수세가 높은 지역"이라며 "당분간 이 같은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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