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례신도시에 속한 하남시 학암동 위례지웰푸르지오 오피스텔 전경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서울 등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경기도 일대 주거형 오피스텔(일명 아파텔)의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입지가 뛰어난 택지개발지구내 84㎡(전용면적) 오피스텔은 매매가가 10억원을 웃도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수 과정에서 대출 등 규제가 덜하다 보니 현금이 부족한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에 속한 하남시 학암동 위례지웰푸르지오 오피스텔 84㎡ 매매가는 지난달 23일 역대 최고가인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10억원을 넘긴 후 한 달여 만에 2억원 넘게 더 뛴 값이다.
다른 신도시에서도 같은 면적의 오피스텔 가격이 10억원이 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산신도시 대화동 힐스테이트일산 84㎡와 광교신도시 광교중흥에스클래스 84㎡ 역시 지난해 12월 각각 10억4000만원, 10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특히 일산신도시 킨텍스 주변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힐스테이트일산 84㎡는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4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1년 새 가격이 2배 넘게 치솟았다. 인근 킨텍스꿈에그린 84㎡는 같은 기간 4억5700만원에서 8억5000만원으로, 일산더샵그리비스타 84㎡는 4억4000만원에서 8억6500만원으로 비슷한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일반적으로 주거형 오피스텔의 경우 전용면적이 같아도 발코니 등 서비스면적이 적어 공간활용도가 떨어진다. 그럼에도 이처럼 수요가 몰리는 것은 대출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보니 자금조달이 쉽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투기과열지구내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제한되는데다 9억 초과분은 20%로 낮아진다. 15억원이 넘으면 아예 대출이 금지된다. 반면 오피스텔은 시세에 관계없이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다. 위례신도시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같은 10억원짜리라도 아파트는 대출한도가 최대 3억8000만원이지만 오피스텔은 7억원"이라며 "오피스텔은 그만큼 매수자 입장에서 자기자금 부담이 덜한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거형 오피스텔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청약에서는 무주택자로 인정된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최근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너무 크게 오르자 풍선효과로 주거용 오피스텔에 수요가 몰린 것"이라며 "청약 시장에 뛰어드는데 지장이 없으면서도 까다로운 아파트 대출규제를 피할 수 있어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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