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2.02 11:03

'귀하신 전세' 수도권 평균 4억 넘었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등을 담은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의 후폭풍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세 매물 부족이 해소되지 않는 데다 신규 계약 때 전셋값을 미리 올려 받으려는 집주인이 늘면서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4억원을 돌파했다. 경기 하남의 경우 1년 사이 전셋값이 55% 넘게 급등했다.
2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4억1만원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4억원을 넘겼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의 3억2264만원과 비교하면 24% 오른 금액이다. 2019년 1월 평균 전셋값이 3억1814만원이던 것을 고려하면 지난 1년간 상승분이 최근 2년 전체 상승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16년 11월 3억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 9월 3억5000만원을 넘기는 데까지 3년10개월이 걸렸다. 반면 3억5000만원에서 4억원까지 오르는 데 걸린 시간은 단 4개월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전세난이 심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2년 더 거주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시장에 유통 가능한 전세 물량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전·월세상한제 도입으로 재계약 때 보증금 인상률이 최대 5%로 제한되면서 집주인들이 신규 계약 때 전셋값을 높여 이를 보전하려는 움직임도 전셋값 급등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경기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1월 2억5656만원에서 11월 3억1066만원으로 처음 3억원을 넘겼고, 지난달 3억2644만원으로 올라 1년 동안 27.2%(6988만원) 뛰었다. 1년간 경기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하남으로 상승률이 55.8%에 달했다. 실제 하남에는 1년 만에 전셋값이 2억원 이상 오른 단지가 수두룩하다. 망월동 미사강변파밀리에 84㎡(전용면적)는 지난달 29일 6억9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지난해 1월 4억5000만원에서 2억4000만원이나 오른 금액이다. 이어 △용인 기흥구(46.2%) △광명(42.2%) △용인 수지구(41.6%)의 순으로 전셋값 상승률이 높았다. 85.75㎡ 기준으로는 과천이 6억9395만원으로 경기 일대에서 가장 높은 시세를 기록했다. 성남 분당구(6억7831만원), 광명시(5억2318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8827만원으로 6억원에 육박했다. 한강 이남 11개구는 1년간 23.4%(1억3055만원), 한강 이북 14개구는 같은 기간 22.6%(8730만원) 올랐다.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성북구(31.4%)였다. 86.62㎡ 기준 전셋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강남구(10억402만원)로 유일하게 10억원을 넘겼다. 이어 서초구(8억9527만원), 송파구(7억1556만원) 등으로 강남 3구가 1~3위를 차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재계약이 지난해 12월 기준 70%를 넘으면서 매물 잠김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기존 세입자는 혜택을 누리겠지만 전세시장 전체로 보면 동맥경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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