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지난주 서울에서 청약 만점 통장이 또다시 등장했다. 지난 7일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에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 전용면적 101㎡D형 기타지역 당첨 최고 가점은 만점인 84점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청약 만점 통장이 등장한 것은 지난해 9월 양천구 '신목동파라곤' 이후 4개월 만이다.
전체 주택형과 지역에 따라 30개로 나뉘어진 이번 청약에서 최고 가점이 70점을 넘은 곳은 16곳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당첨 최저점 역시 64점에 달했다. 최저 당첨 가점이 69점인 곳도 14곳이나 됐다. 청약가점은 무주택기간(32점),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을 따진다. 만점인 84점을 받기 위해선 본인을 포함 7인 가족 이상이어야 하고 무주택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모두 15년 이상이어야 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27.38대 1로 2019년 15.34대 1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12월24일 집계 기준). 서울은 집계가 시작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쳥약 경쟁률(76.97대 1)을 기록했다. 집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주변 시세 대비 많게는 절반까지도 저렴한 분양가격에 통장이 대거 몰린 데 따른 결과다.
청약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당첨가점도 고공행진을 했다. 특히 공급부족 우려가 커진 서울은 청약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평균 당첨 가점이 60점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23일까지 청약 접수를 받은 민간분양 아파트 일반공급 14만6857가구의 당첨가점을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당해 가점 커트라인 평균은 61점이다. 4인가구 30대 가장이 받을 수 있는 최고점(57점)을 훌쩍 뛰어넘는 결과다.
업계에선 30대가 서울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1순위 청약통장, 해가 거듭될 수록 만점에 가까운 고가점 통장이 늘고 있어서다. 반면 당첨이 돼 시장을 떠나는 통장의 개수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역시 청약시장으로의 접근이 내 집 마련을 위한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면서도, 상황에 맞는 접근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올 초부터 변경된 특별공급 기준 완화, 올 하반기 시작되는 3기신도시 사정청약, 수도권 주요지역 분양가상한제 물량의 가점과 추첨 비율 등을 꼼꼼히 따진 후 가능성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전하되,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기존 재고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로또청약' 사업지엔 심심치 않게 만점 통장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점수와 상황을 고려해 청약 시장 문을 계속 두드릴지 여부를 냉정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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