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경기도 김포, 부산 일부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면서 인근 비규제지역 경매 물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지난달 25일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실시된 파주 한 아파트 경매에는 36명의 입찰자가 모였다. 파주 금촌동 새꽃마을 뜨란채 85㎡(전용면적)로, 지난 10월 첫 경매 때는 입찰자가 없어 유찰된 물건이다. 최저입찰가가 1억5260만원까지 떨어졌던 이 물건은 결국 감정가보다 24%나 높은 2억715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아파트 경매의 분위기가 한 달 만에 확 바뀐 것은 파주 일대에 불어닥친 규제지역 '풍선효과' 때문이라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지난달 19일 강 건너 김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아파트 투자 수요가 파주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8일 경매 정보 제공 업체 지지옥션의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경기 파주와 부산ㆍ울산 등의 경매시장에서 최근 이상 과열 현상이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 정부가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경기 김포와 부산 해운대 등 5개구, 대구 수성구 주변부다.
지난달 경기 파주의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108.1%로 집계됐다. 파주의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를 넘긴 것은 2007년 5월(103.1%) 이후 13년 만이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로, 이 수치가 100을 넘는다는 것은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렸다는 의미다. 아파트 경매 응찰자 수 역시 301명으로 2015년 1월(361명)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파주 일대 아파트 경매 열기는 지난달 19일 강 건너 김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부터 본격화했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김포의 경우 최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데다 경매 물건 수도 부족해 당분간 파주 아파트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으로의 풍선 효과는 지방에서도 뚜렷하다. 지난 10월 첫 입찰에서 유찰된 부산 부산진구 양정동 현대 115㎡는 지난달 26일 5억1111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 3억8500만원과 비교하면 33%나 높아진 가격이다. 이 아파트 역시 51명의 응찰자가 몰리면서 낙찰가가 치솟았다. 오 연구원은 "울산과 부산의 경우 11월 들어 입찰이 진행된 아파트의 절반 이상이 낙찰됐고, 낙찰가율과 응찰자 수 또한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경매시장에서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비규제 지역 아파트"라고 전했다.
경매 입찰이 과열로 치달으면서 향후 재건축을 기대할 수 있는 노후 소형 아파트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울산 남구 달동 주공1단지 42㎡의 경우 최근 51명이 경쟁한 끝에 감정가 1억2000만원보다 38% 높은 1억6500만원에 낙찰됐다. 심지어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 개금주공3단지 61㎡는 지난달 19일 감정가 1억9000만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3억435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두 단지 모두 현재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규모 자금을 활용해 시세 차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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