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희귀의약품이 전체 처방의약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2년 15.0%였으나, 2025년 18.4%로 증가했고, 2032년이 되면 21%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16일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가 최근 발간한 '2026년 희귀의약품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이밸류에이트는 2032년이 되면 처방의약품 매출 1조8900억 달러 가운데 희귀의약품 매출은 4090억 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하고, 특히 2032년 상위 8개 희귀의약품은 각각 60억 달러 이상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 중 1위를 차지할 의약품은 존슨앤드존슨(J&J)의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Darzalex)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가장 가치 있는 희귀질환 파이프라인 20개 가운데 45%가 저분자 약물로 나타났다. 이어 단일클론항체가 상위 20개 희귀질환 파이프라인 자산 중 약 20%를 차지했고, DNA·RNA 기반 치료제나 세포·유전자 치료제와 같은 다른 신규 치료제는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보였다.
보고서에서 언급한 주요 희귀의약품 후보로는 ▲코셉트 테라퓨틱스(Corcept Therapeutics)의 쿠싱증후군 치료제 후보 레라코릴란트(relacorilant) ▲레볼루션 메디슨(Revolution Medicines)의 췌장 종양 치료용 pan-RAS 억제제 다락손라십(daraxonrasib) ▲프리오반트 테라퓨틱스(Priovant Therapeutics)의 자가면역질환 치료
용 TYK2/JAK1 억제제 브레포시티닙(brepocitinib) ▲코젠트 바이오사이언스(Cogent Biosciences)의 전신 비만세포증 치료제 베주클라스티닙(bezuclastinib) 등이 있었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흐름은 저분자 약물의 전반적인 재부상을 보여주는 사례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 이유로 질병 기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화학 및 데이터 기반 연구 도구(AI 포함)가 발전했으며, 표적 접근성, 복용 편의성, 제조 용이성, 비용 측면에서의 장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다만 제도적 환경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포함된 이른바 '알약 패널티(pill penalty)' 규정에 따르면 소분자 약물은 약가 재협상에서 보호되는 기간이 더 짧은 반면, 바이오의약품은 13년의 유예 기간을 적용받았다. 이는 기업들이 저분자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데 잠재적인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보고서는 희귀의약품 시장의 기본 성장 동력이 여전히 견조 하다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된 세액공제, 수수료 면제, 시장 독점권 등 정책적 인센티브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또한 미국에서는 희귀의약품에 7년, 유럽연합에서는 10년의 시장 독점권이 부여되는 제도가 이러한 성장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현재 시판 중인 희귀의약품이 전체 희귀질환 가운데 약 5% 남짓만을 치료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 성장 여력이 큰 이유로 꼽혔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희귀의약품 연구개발이 바이오·제약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변화의 영향을 받는 분야라고 언급했다. 예를 들어 인실리코 메디슨(In Silico Medicine)은 AI 기반 표적 발굴과 화합물 설계를 통해 TNIK 억제제 렌토서팁(rentosertib)을 약 18개월 만에 전임상 후보물질 단계까지 개발했다.
협회는 " 보고서는 희귀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규제 측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5년 11월 유니큐어(uniQure)의 헌팅턴병 유전자 치료제 후보 AMT-130과 관련해 이전에 동의했던 임상 개발 방향과 다른 입장을 제시했으며, 외부 대조군 연구만으로는 허가 신청을 뒷받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약가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희귀의약품은 일반 의약품에 비해 약가 압박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왔지만 고가 유전자·세포치료제가 증가하면서 보험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