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15 11:06최종 업데이트 26.10.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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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취급 '소아응급실' 못 지켜…전문의 사직·센터 반납 현실화 시 경찰 책임"

의협·소아응급의학회 경찰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즉각 사과와 수사준칙 마련" 촉구

대한소아응급의학회 류정민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한의사협회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소아응급의학회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의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을 강력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민의힘 서명옥∙한지아 의원,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도 함께 자리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 류정민 회장은 “경기남부경찰청의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은 생명의 최전선인 응급의료 현장을 공권력으로 짓밟은 중대한 사건”이라며 응급의료의 특수성을 외면한 무차별적 형사고소와 수사가 소아응급의료 기피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류 회장은 경찰이 의료진을 처음부터 ‘잠재적 범죄자’ 취급했다는 점을 큰 문제로 지적했다. 또 ‘임의제출보다 강제수사가 의혹 해소에 낫다고 판단했다’고 한 경찰 측의 해명에 대해 “수사의 편의와 기관의 면피를 위해 촌각을 다투는 응급의료 현장과 환아의 생명권을 얼마든 희생시켜도 된다는 잔인한 수사 편의주의의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소아응급 진료의 핵심은 의료진과 보호자 간 상호 신뢰”라며 “경찰의 무리한 강제수사는 보호자들에게 의료진을 불신하게 만들고, 이는 가장 신속해야 할 응급 처치와 진료 전반을 마비시키는 치명적 결과를 낳는다. 이처럼 상시적 범죄자 취급을 받으며 법적 위험에 노출된 상태에서는 그 어떤 의사도 소아응급실을 지킬 수 없다”고 우려했다.

'강제수사가 의혹 해소에 낫다' 경찰 해명은 "잔인한 수사편의주의"
 
진료 방해가 없었고, 17분만에 압수수색을 종료했다는 경찰청장 대행의 해명도 현장을 기만한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류 회장은 “소아응급센터에 대기 환자가 없는 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경증 환아 사이에 숨어있는 중증 환아를 찾아내고, 수시로 이송되는 위급 환아의 짧은 골든타임을 다투는 소아응급실은 단 1초도 멈출 수 없는 공간”이라며 “실제 압수수색 당시 중증구역에서는 1시간 이상 경련이 멈추지 않는 생후 6개월 영아를 살리기 위해 항경련제를 연속 투약하고 기관삽관까지 준비하던 초응급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의 호흡을 간신히 확보하고 필수 처방을 입력하던 그 순간 경찰이 진입했다”며 “더욱이 오전 응급실 진입에 이어 오후 외래 진료실까지 온종일 이어진 압수수색을 두고 방해가 없었다고 주장하는 건 현장에 있던 환아들의 생명권을 위협한 행위”라고 덧붙였다.
 
다만 류 회장은 “우리는 소아응급센터를 치외법권의 성역으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생명을 다루는 특수 공간에 걸맞은 최소한의 상식과 법 절차 준수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류 회장은 수사당국을 향해 이번 압수수색에 대한 즉각적인 사과와 응급실 진료 침해를 막기 위한 수사 준칙 제정을 촉구했다.
 
아울러 “이 사태로 인해 소아응급 전문의의 이탈과 응급센터 지정 반납이 현실화돼 환아들의 생명이 위협받는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강제 수사를 강행한 수사 당국에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을 규탄했다.

김택우 회장 "국가의 응급의료진 보호 책무 방기 대표 사례"

의협 김택우 회장도 “초유의 사태 앞에 분노와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며 경찰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 회장은 “경찰은 최소한의 절차조차 무시했다. 강제수사에 앞서 단 한 차례의 자료 요청도, 임의제출 요청도 하지 않았다”며 “강제처분 최소화라는 수사의 대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은 1분 1초를 다투는 생명의 현장을 유린했다”며 “경기남부경찰청의 해당 수사팀은 의료사고를 전문으로 수사하는 팀이라면서 이런 극악무도한 수사를 진행하는 이유가 뭔가. 경찰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건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번 사태가 국가의 응급의료진 보호 책무 방기의 대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김 회장은 “이번 일은 가뜩이나 붕괴 직전인 소아응급 의료체계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소아응급의료진의 이탈을 가속화하는 처사”라며 “필수의료를 살려야 하는 국가적 과제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김 회장은 경찰을 향해 “의료계와 사전 협의를 통해 응급환자의 생명과 의료진을 보호할 수 있는 명확한 수사 규칙과 준칙을 즉각 마련하라”고 했다.
 
이어 “이번 압수수색의 결정부터 집행까지 전 과정을 명확히 조사해 그 책임을 엄정히 밝히라”며 “특히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번과 같은 비상식적 강압 수사에 대해 국민과 의료진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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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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