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수출 104억달러·라이선스 계약 79억달러로 성장세…약가 개혁·신속 승인·특허 보호 보완 필요
사진=한국바이오협회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글로벌 금융그룹 ING가 한국 바이오제약 산업을 중국에 이은 아시아의 '두 번째 혁신 엔진'으로 평가했다. 다만 최근 임상시험 추진력 둔화와 규제·급여 제도의 병목은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지목했다.
2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ING그룹의 경제·금융 시장분석기관 ING 리서치는 최근 '한국, 아시아의 두 번째 혁신 엔진(South Korea: Asia’s second innovation engine)' 보고서를 발간했다. ING는 한국이 최근 몇 년간 아시아 혁신 성장에 두 번째로 중요한 기여국으로 여러 분야에서 일본을 앞섰지만, 임상시험 추진력이 정체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한국 제약산업은 오리지널 의약품 혁신보다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제조 우수성 중심에 머물렀지만, 정부 지원 바이오 클러스터와 공공·민간 R&D 증가,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글로벌 기업의 등장에 힘입어 바이오의약품 중심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바이오제약 산업 투자는 연평균 21.6% 증가해 약 29억달러에 달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은 신경계, 대사, 면역 질환 등 다양한 치료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RNA 플랫폼과 세포·유전자치료 분야에서도 발전하고 있다고 ING는 분석했다. 종양학은 한국 바이오제약 혁신의 핵심 축으로 제시됐다.
ING는 현재 한국을 아시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바이오제약 혁신 국가 중 하나로 평가했다. 한국 바이오제약 시장 규모는 약 220억달러로 세계 13위며, 서울은 2022년 기업 주도 임상시험 부문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고, 한국은 국가 기준 세계 5위에 올랐다. 또 한국 기업은 최근 3년간 1300건 이상의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했는데, 이는 전 세계 총계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치로 영국·스위스·일본 등 기존 연구개발 허브를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 성장성에 대해서는 한국의 내수 의약품 수요가 지난해 8% 이상 증가했고, 고령화가 지속되는 만큼 당분간 비슷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약품 수출은 2025년 104억달러로 전년 대비 11.8% 늘었고, 이 중 바이오의약품이 전체 의약품 수출의 62.6%를 차지하며 18.2% 증가해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이는 바이오시밀러 수요 확대와 국내 제약사의 CDMO 수주 증가에 따른 결과로 풀이했다.
다만 향후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정책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바이오의약품 수출 두 배 확대, 블록버스터 신약 3개 개발, 세계 3위 임상시험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은 10년간 15억달러를 투입해 2030년까지 1200개 이상의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로슈는 5년간 4억8600만달러, 일라이 릴리는 릴리 게이트웨이 랩 설립을 위해 5년간 5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혁신 신약 라이선스 계약 규모도 2025년 78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3% 증가했다.
하지만 임상과 신약 승인 지표는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진행 중인 임상시험 건수는 2024년 2307건에서 2025년 2175건으로 줄었고, 신약 승인 건수도 2024년 23건으로 2023년보다 38% 감소했다. ING는 이러한 흐름의 배경으로 장기간의 승인 절차, 엄격한 특허 연장 규정, 복잡한 보험 급여 체계 등 규제상의 어려움을 꼽았다.
ING는 "한국은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 임상시험, 바이오시밀러,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 플랫폼 기술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며 중국에 이어 아시아의 가장 유력한 '제2 혁신 엔진'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다음 도약은 정책이 이러한 산업적 야심을 얼마나 뒷받침하느냐에 달려 있다. 약가 개혁, 신속한 승인 절차, 명확한 특허 보호, 보다 관대한 의료보험 혜택이 한국이 진정한 혁신 신약 개발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