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6.25 07:07최종 업데이트 21.06.2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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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에 이어 복지부도 강력 주장한 수술실 CCTV설치법, 이필수 의협회장 시험대

“소통만 강조하다 보니 이리저리 끌려다닌다” 지적도…일단 대선정국까지 법안 통과 지연에 총력

더불어민주당과 보건복지부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에 대해 수술실 내부 설치를 주장하면서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수술실 CCTV설치 법안이 7월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다시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의료계의 대응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 국회 보건복지위 수석전문위원이 모두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하는 것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의료계의 입장이 난처해졌기 때문이다. 

해당 법안은 6월 23일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통과가 무산되긴 했지만 7월 이후 국회에서 계속 논의될 예정이다.

수술실 CCTV설치법 향방, 소통·대외협력 강조한 이필수호 첫 성적표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번 수술실 CCTV법안은 사안의 위중함이 크고 무엇보다 그동안 대외협력과 대정부, 여당과의 소통을 강조했던 이필수 회장이 해결해야 할 첫 과제로 꼽힌다. 앞서 이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2022년도 의원급 수가협상이 진행되긴 했지만 의협은 수가 협상 전권을 대한개원의협의회에 위임하면서 협상 결과에 따른 비판을 피할 수 있었다. 

이 회장은 후보 시절부터 줄곧 정부와 국회 등 대외 관계에서 무조건 투쟁만을 외치기 보단 대화와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그는 당선 직후 국무총리와 국회의원 등을 두루 만나며 지금까지도 이 같은 회무 방향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술실 CCTV법안을 두고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까지 나서 반드시 법안통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데 이어 복지부 측도 수술실 입구에서 내부 설치로 입장을 바꾸면서 되려 대외협력을 강조했던 의협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관련해 의료계 내에서 의협이 협력만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협 이철호 전 대의원회 의장은 지난 23일 대한개원의협의회 상임이사회에 참석해 "현재 의협은 대한전공의협의회와 함께 투쟁 준비를 전혀 하고 있지 못하다. 약점이 분명하다 보니 정부에 각종 입법을 두고 끌려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의협 집행부가 친정부와 친여당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히려 여당이 수술실 CCTV 설치에 사활을 걸고 복지부도 입장을 바꾸면서 의협의 입장이 난처해졌다"라며 "의협이 정부와 여당과의 협력을 강조하다 보니 겉으로 문제가 잘 해결되는 것 같다가도 이리저리 끌려다니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의협, 야당과 손잡고 지연 전략 검토 중…대선정국 시작되면 법안 통과 어려울 듯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의사들의 도움 없이는 코로나19라는 재난 극복을 이어가기 어렵다. 수술실 CCTV 설치법에 대해 의사들이 워낙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환자들의 사생활 문제가 있는 만큼 정부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입법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김 총리는 "우선 수술실 입구에 CCTV를 설치하고 입구에 지문을 찍게 하는 방식으로 동선을 드러나게 하겠다. 국민 불신이 큰 대리 수술 문제부터 풀어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앞서 후보시절 인사청문회에서도 수술실 내 CCTV설치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일단 7월까지 시간을 벌었지만 의협은 향후 CCTV설치법에 대해 어떤 출구전략을 구상하고 있을까. 

취재결과 의협은 수술실 CCTV설치법 대응 방안으로 법안 통과 지연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측과 손을 잡고 법안 통과를 최대한 늦춰 8~9월까지만 법안 통과를 막자는 것이 1차 목표다.

하반기까지만 법안 통과가 지연되면 그 이후엔 대선 정국으로 접어들면서 여당에서도 무작정 법안 통과를 밀어붙이기 힘들 것이라는 계산이다.

특히 이번 법안이 유력한 대선주자 중 한명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핵심 공약이라는 점에서 여당 내 대선주자 경선이 시작되면 여당 내에서도 무조건적인 법안 통과를 주장하긴 어렵다는 게 의협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국회 관계자는 "대선 시즌이 다가오면 여당도 무조건 수술실 CCTV법을 찬성하지 못할 것이다. 이재명 지사가 강력한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법안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것은 이 지사에 대한 지지 표명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협 관계자는 "회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모든 국회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CCTV설치 법안 저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라며 "대리수술 등의 문제가 생기면 내부 자정을 강화하고 국민들에게도 신뢰받는 의협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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