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6.29 05:29최종 업데이트 26.06.29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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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만 인프라 붕괴, 수도권도 시작…국가책임 전달체계 필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김희선 교수 "권역·지역 모자센터 역할 명확화…전원·역전원 수가와 통합 전원조정체계 필요"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김희선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모자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선 국가 책임 기반의 주산기 의료전달체계 구축, 고위험 임신·분만 진료에 대한 적정 보상, 119·모자의료 전원조정체계 통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산부인과 김희선 교수는 28일 서울 용산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분만 인프라 정책 포럼에서 “분만 인프라 붕괴는 지역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시작됐다”며 국가 책임 기반의 주산기 의료전달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24시간 응급분만 대응은 공공서비스 개념으로 접근해야 하지만, 현재까지는 개별 병원이 부담을 지고 있다”며 “국가는 병원은 관리해 왔지만 분만체계 자체를 관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구체적으로 국가가 주도해 권역모자의료센터, 지역모자의료센터, 분만취약지 지원기관, 지역 분만병원, 1차 의료기관 간 역할을 명확히 나누는 전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봤다.

이를 통해 권역·지역 모자의료센터와 지역분만병원이 단계별 역할을 분담하고, 전원뿐 아니라 하향 역전원까지 작동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정된 고위험 산모·신생아 진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해외 사례를 들어 주산기 의료기관의 등급화와 강제성 있는 전원·역전원 체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일본은 모두 주산기 센터가 등급화돼 있고, 정확한 등급화에 의해 전원과 역전원이 규정되며 강제성이 있다”며 “우리도 중증·권역·지역 모자센터와 지역분만병원이 단계별 역할 분담과 협력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특히 “환자에게 다른 병원으로 역전원한다고 하면 반발이 심하다”며 “복지부 지침 수준이 아니라 명확히 규정되고, 일반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까지 진행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고위험 임신·분만 진료에 대한 적정 보상체계 확립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김 교수는 “고위험 분만 가산이 제왕절개까지 확대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정책수가 인상만으로 고위험 분만 인프라의 적자 구조가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위험 임신·분만의 특수성과 난이도를 수가에 반영하고, 산과마취와 팀 기반 진료, 전원·역전원에도 별도 보상을 적용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분만취약지뿐 아니라 지역 민간 분만병원에 대해서도 지역 가산을 확대하고, 정책수가 적용 이후 실제 손익구조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도 부연했다.

119와 모자의료 전원조정체계의 통합 운영 및 거버넌스 일원화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현재 산모·신생아 전원체계가 119, 중앙모자의료센터, 개별 의료기관 중심으로 이원화돼 운영되고 있고, 상당수 전원이 의료기관 자체 판단과 연락망에 의존하는 구조이다 보니 지역 분만병원은 수용 병원 확보와 의료진 동승, 이송 조정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치료역량 중심의 전원체계 구축도 언급됐다. 김 교수는 “중증도 기반의 Pre-KTAS가 아니라 산모와 신생아를 실제 치료할 수 있는 역량 중심으로 전원체계를 설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119 이송체계와 모자의료 전원조정체계를 통합하고, 환자 상태 평가, 치료역량 정보 분석, 최적 의료기관 매칭, 전원 결정 및 이송 지원이 하나의 거버넌스 안에서 작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행사를 공동 주최한 대한산부인과학회 이재관 이사장,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공통적으로 분만 인프라의 다학제적 특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지원을 당부했다.

이재관 이사장은 “전문인력과 기관의 감소라는 위기는 개별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의 긴밀한 협력체계와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재정적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김재연 회장은 “지역단위 다학제 분만 네트워크 가산수가를 즉각 신설해야 한다”며 “산부인과, 마취통증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 3개 필수 진료과가 24시간 연계·협력하는 지역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에 대한 구조적 보상 체계를 전폭 지원해야만 분만실을 안정적으로 상시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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