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2.19 12:54최종 업데이트 23.02.1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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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더편한정신건강의학과의원 권기태 원장님, 마음으로 치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동네의원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입상작]⑤ 3등 김성준씨 우리 동네 심의(心醫)

메디게이트뉴스 캠페인 "우리 동네의원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동네의원 원장님은 지역 주민들의 건강 지킴이입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환자들의 평소 건강 상태를 확인해주고 아픈 것이 싹 낫도록 약을 처방해주십니다. 혹시라도 더 큰 질환으로 위험이 있으면 검사를 더 받아보게 하거나 큰 병원에 가보라고 알려주십니다. 환자들은 동네의원에 다니면서 아픈 것도 싹 낫고 동네의원 원장님들과 함께 건강을 지켜나갑니다. 

의료전문매체 메디게이트뉴스는 지난 연말 동네의원을 이용해본 일반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동네의원 이용 일반인 수기 공모전, 우리 동네의원 원장님을 칭찬합니다’에서 입상한 작품 21개를 차례대로 소개합니다. 의사와 환자의 신뢰 회복의 취지로 진행하며, 일차의료기관의 중요성도 일깨워보고자 합니다. 대한의사협회가 상금을 후원했습니다.  

①1등 김선호씨: 경남 창원시 이현연합의원 정창현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②2등 김완수씨: 전북 전주 정덕영안과의원 정덕영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③2등 한정선씨: 대전 성모훼밀리의원 오정균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④3등 강성호씨: 대구 항시원외과의원 장유석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⑤3등 김성준씨: 부산 더편한정신건강의학과의원 권기태 원장님을 칭찬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는 성인 ADHD와 우울증, 강박증, 불안장애를 앓고 있다. 2주에 한 번씩 정신건강의학과에 가서 상담 및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성인 ADHD는 주로 우울증을 동반하는데, 나의 경우도 그렇다. 치매에 걸리신 엄마 걱정 탓에 울적한 것도 있어 나의 우울증은 갈수록 심해졌다. 몸의 건강 못지 않게 마음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들어온 것이다. 

소아 ADHD도 문제지만, 성인 ADHD 역시 적절히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에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러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와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그런데 약물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게 동네의원 원장님의 세심한 마음이라는 걸 나는 내가 다니는 병원을 통해 깨달았다.

나는 위에 언급한 질환들로 부산시 사상구 더편한정신건강의학과를 2년째 다니고 있다. 한 병원을 2년째 다닌다는 말은 두 가지 의미를 띤다. 하나는 내 질환이 좀처럼 잘 낫지 않는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장님을 신뢰해서 꾸준히 치료를 받는다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 그래서인지 병원은 환자들로 북적인다. 예약을 하고 가도 한참 기다려야 하는 일이 다반사다. 원장님은 하루 종일 환자들을 대하느라 녹초가 될 테지만, 환자 한 명 한 명을 성심을 다해 대한다. 나는 그것을 원장님의 말투와 눈빛, 나를 대하는 태도에서 알 수 있다. 원장님은 진심으로 환자들을 걱정하고,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애쓰고 계심을 나는 안다.

'모든 의사는 나쁜 의사다'라는 말이 성립될 수 없듯이 '모든 의사는 훌륭한 의사다'라는 말도 성립되기 힘들다. 의사도 사람이니 때로는 격무에 치여 환자들을 소홀히 대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나를 치유해주시는 원장님은 밀려드는 환자들 앞에서 단 한 번도 지친 기색 없이 늘 친절과 미소로 반겨주신다. 그 미소가 가식이 아니라 진심임을 알기에 나는 병원에만 가면 증상이 호전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앞서 말했듯 나는 벌써 2년째 병원에 다니고 있다. 즉 약물치료를 해도 잘 낫지가 않는다는 말이다. 이 점은 나를 괴롭히기도 하지만, 동시에 원장님을 괴롭히기도 한다. 내 증상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음에 원장님은 진심으로 괴로워하시고 내게 미안해하신다. 나는 그 마음을 알기에 되레 좌불안석이다.

한 번은 설날이 지나고 치료를 받던 날이었다. 원장님은 내게 설을 잘 보냈는지, 집안에 별 일은 없었는지 물어보셨다. 나는 왜 저러실까 했는데, 우리 엄마가 치매라서 그 점이 염려됐다는 것이다. 나는 그때 울컥할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 진료실을 나가서도 환자의 생활을 걱정해주시는 원장님의 마음 앞에서 나는 심의(心醫)라는 말을 떠올렸다.

과거 드라마 '허준'에서 유의태가 제자들에게 누누이 강조하던 것이 ‘심의’가 돼라는 것이었다. 환자를 진심으로 긍휼히 여기고 환자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받아들이는 의사가 심의다. 나는 원장님이야말로, 비록 동네에서 작은 의원을 경영하고 계신다 해도, 이 시대의 심의라고 생각한다.

동네 의원 원장님들은 지역 주민들의 건강 지킴이이다. 가까운 거리에서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주고 아픈 것이 싹 낫도록 치유해주신다. 환자는 내과든 외과든 정신과든 아픈 곳이 있으면 일차적으로 동네 의원에 의지하게 된다.

나 역시 그렇다. 어디가 안 좋은 것 같다고 처음부터 대학병원에 가는 환자는 거의 없다. 그런 점에서 동네 의원은 우리 건강을 지켜주는 의료의 최전방이라 할 수 있다.

그 동네의원에 ‘심의’가 계시면 얼마나 든든할 것인가. 환자를 번거로워하지 않고, 환자를 돈으로 보지 않으며, 환자의 아픔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환자가 건강을 되찾도록 최선을 다해주시는 심의가 동네마다 계시면 우리 사회는 얼마나 건강해질 것인가.

나는 정말 운 좋게도 그런 심의에게 진료를 받고 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그래서인지 병원에 가는 날이 기다려진다. 병원 가는 발걸음도 가볍고, 진료를 받고 나면 왠지 기분이 좋아지기까지 한다.

나뿐만 아니라 진료실을 나오며 미소 짓는 환자들을 보며 '내가 병원 선택을 참 잘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작지만 문턱이 낮은 병원, 좁지만 마음만은 넉넉한 병원, 무엇보다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성심을 다하는 병원. 이 병원이 바로 동네의원의 진짜 모습이 아닌가 싶다.

나는 그런 동네 의원에 다닌다. 그래서 마음이 놓인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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