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10.17 07:14최종 업데이트 19.10.1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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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도, 초음파도 못해요" 의사 채용 병원들의 고민은

병원장 "제대로 못배웠거나 힘들고 위험 부담 있는 일 회피"…봉직의 "처우 개선과 법적 보호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수도권 A병원은 최근 검진센터와 진료를 병행할 내과 전문의를 채용하려는데 고민이 많다. 내시경을  할 줄 아는 의사를 찾고 있으나, 지원한 의사들은 진료와 약 처방만을 원했다. 내시경을 하려면 종일 서서 불편한 자세로 일해야 하고 힘들다는 이유가 많았다. 내시경을 하다가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배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우려도 컸다.  

A병원장은 “의사들이 갈수록 힘들면서도 책임을 감수해야 하는 일은 잘 하지 않으려는 것 같아 보인다”라며 “내시경과 진료를 병행하는 내과 전문의를 뽑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B병원은 초음파를 할 수 있는 내과 전문의를 채용하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이를 찾기가 어려웠다. 내과 전공의 과정을 마치더라도 초음파를 상세하게 배우지 않았고, 별도로 배울 여유도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초음파 판독을 숙련되게 하는 의사는 몸값이 높아 비용 부담을 느꼈다. 일단 내과 전문의를 채용하고 초음파를 가르쳐주면서 일을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B병원 부원장은 “초음파 급여화로 초음파 검사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초음파 예약이 늘어나면서 진료 대기도 늘어 의사를 한 명 더 뽑으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초음파를 할 수 있는 의사를 뽑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지역의 C병원은 외과 전문의 채용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지역에 있다보니 간혹 외과 전문의 혼자 당직을 하면서 응급수술을 맡아야 한다. 일단 외과의사 자체가 부족한 데다 단독으로 수술하려면 해당 의사의 수술 경험이 많고 능숙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원자 자체가 거의 없고 혹시 지원을 하더라도 다른 의사가 같이 있어야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조건이 따랐다. 

C병원장은 “외과의사를 뽑기가 정말 어렵다. 그렇다고 그냥 놔두자니 필요한 수술이나 치료에 대응하기 어렵고, 경험이 적은 의사를 뽑자니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병원장들이 원하는 의사 채용의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전공의 시절에 내시경과 초음파, 간단한 응급수술 등 1,2차 의료기관에 취업할 때 필요한 실질적인 교육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학병원에 전부 남는 것은 아닌 만큼 전공의 이후의 진료환경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때는 닥치는대로 배우고 어떤 진료기회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만큼 할 줄 아는 게 많았다”라는 아쉬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봉직의사들은 병원에서 원하는 업무에 대한 제대로 된 처우와 보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 봉직의사는 “전공의 시절에 진료와 관련한 다양한 경험을 갖출 수 있는 수련교육을 강화하는데 동의한다”라며 “다만 여러 가지 술기를 갖추길 원한다면 거기에 걸맞는 처우가 필요하다. 병원이 각종 의료사고에 대비해 법적으로 봉직의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2014년 집계한 자료예 따르면, 보건복지부에 면허를 등록한 의사는 11만5127명이며, 이 중 의협에 신고한 회원(휴직 등 기타 활동범위 포함)은 9만9396명이다. 이 중 의원, 병원, 종합병원, 대학병원 등에 봉직하는 회원이 40.6%(4만922명)였다.  병·의원 개원의 39.1%(3만4223명) 보다 많았다. 봉직의를 취업 기관별로 나눠 보면 의원 취업 1.7%(1692명), 병원 취업 14.8%(1만4911명), 종합병원 취업 8.9%(8937명), 대학병원 취업 15.3%(1만5382명) 등이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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