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2.06 12:42최종 업데이트 26.02.0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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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지역 유치·환자 이동 제한 필요'…지역 국립대병원 하소연에 예산처 "수가 개편 소홀한 탓"

서울대병원 환자 아닌데 치료 받았다면 수가 삭감…병원 개별 아닌 지역 포괄 재정 지원 필요

경북대병원 김건엽 공공부원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대학병원을 지방에 유치하거나 수도권 대형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역 환자가 이동하는 것을 정책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지역의료 현장의 하소연이 나왔다.

이 같은 전문가들의 지적에 기획예산처는 "지금의 지역·필수의료 공백 문제는 전적으로 지난 20년 동안 수가 개혁을 소홀히 한 보건복지부 장관의 탓"이라고 밝히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경북대병원 김건엽 공공부원장은 6일 '지역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개선 방안 국회토론회'에서 "지역 의료가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는 이면엔 무조건 서울 빅5병원을 지역에 유치하거나 이용하는 것만이 최고의 의료 서비스라는 믿음이 있다"며 "우리가 추구해야 될 것은 멀리 있는 최고의 병원이 아니라 우리 지역 내 완결되는 양질의 지역 필수 공공의료 서비스"라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이를 위해 응급 상황에 즉각 대응이 가능한 지역 응급의료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또한 전국 어디에서나 1차의료 접근성과 의료 서비스 기본권을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하고 재택 방문 등 건강 돌봄 서비스가 결합된 시스템이 구축돼야 지역 주민의 건강권이 비로소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기관, 특히 병원 중심으로 충분치 못한 예산만 지원하는 것은 가뭄에 말라가는 나무의 뿌리를 외면한 채 겉으로만 보이는 잎사귀만 닦아주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론 지방 국립대병원의 우수 인력 이탈을 막지 못하고 지방의료원 등 지역 거점 병원들이 여전히 낮은 임상적 역량이라는 벽에 부딪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건엽 공공부원장은 "단순히 지역에 병원을 짓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재원 발굴과 공모 방식의 경쟁이 아닌 포괄 보조금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충북의대 이영성 교수(충북공공의료지원단장).


환자의 불필요한 수도권 대형병원 이용을 제한하기 위해 수가 정책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충북의대 이영성 교수(충북공공의료지원단장)는 "암 병원마다 별도로 지급하는 수가 개념에 따라 환자가 이동하는 동선 별로 환자 단위를 묶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암 환자가 서울대병원 환자가 아닌데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면 수가를 삭감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병원이나 수도권 빅5병원이 하면 무엇이나 대박이 난다. 수익이 넘치니 서울대병원이 건강검진 센터까지 만들려고 한다. 연구용 건강검진 센터가 아니라 외래 진료용 건강검진 센터를 만드는 것에 대해선 앞으로 정부가 3차병원 구조조정 과정에서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반대로 지방은 지원을 늘리고 돈을 잘 쓸 수 있도록 지역에 권한을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세대 김태현 보건대학원 교수는 민간의료기관의 공공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특별 회계나 지원 기금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 안정적인 세입 기반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지역, 필수, 공공의료를 단기 성과 중심으로 볼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재정을 투입하고 보다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공공 부문의 거버넌스와 민간 부문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공공성 강화는 공공보건의료기관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민간 기관에도 폭넓게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보건복지부 조승아 공공의료과장, 기획예산처 남경철 복지안전예산심의관, 재정경제부 최정빈 연금보건경제과장 모습.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정부 부처 관계자들은 일부 공감대를 이뤘다. 나아가 보건복지부 장관이 제때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정책을 실행하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취지의 지적도 나왔다. 

재정경제부 최정빈 연금보건경제과장은 "정부 국정과제로 지역의사제나 지역 의대 신설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 지역,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같은 궤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인프라와 인력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중앙과 지방, 공공과 민간이 거버넌스를 잘 구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기획예산처 남경철 복지안전예산심의관은 "현재 복지부 급여 시장이 130조 원, 미용 성형 비급여 시장이 130조 원으로 총 260조 원이다. 이처럼 거대한 시장에서 복지부는 수가로 수요, 공급을 움직인다. 지방에 환자들이 줄고 있는데 지방 의료 수요, 공급을 맞추기 위해선 차등 수가제가 필요하다. 똑같은 진찰을 해도 서울은 박리다매로 환자를 볼 수 있지만 지방은 사람이 없다 보니 수가를 더 인상해 줘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남 심의관은 "지역 시민들은 대부분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간다. 20년 전 KTX가 처음 개통될 때 대구 시민들이 서울대병원으로 상경 치료를 한다고 기사에 났지만 여전히 그렇다. 또한 우리와 달리 미국은 의료보험의 문제가 많아 병원을 잘 가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와 기대 수명은 비슷하다. 우리나라가 그만큼 의료 과잉이 아닌지 지적이 많다"며 "현재 지역 필수의료 공백 문제는 지난 20년 동안 수가 개혁을 소홀히 한 복지부 장관의 문제가 가장 크다"고 소신을 밝혔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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