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4.13 07:10최종 업데이트 18.04.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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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NHS의 도전과 과제 "재정의 한계로 의사 근무환경은 열악, 질적 수준은 정체"

임상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법 제정과 동기 부여…4차산업혁명을 통한 기술 혁신 목표

▲브루스 케오(Bruce Keogh) 전 NHS 메디컬 디렉터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영국은 세금을 통해 NHS(National Health Service, 국가보건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NHS는 재정의 제한으로 환자의 의료서비스 대기시간이 길거나 의사의 근무 환경이 열악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들의 동기 부여가 떨어지고 임상의 질적 수준이 정체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위해 영국은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 개선을 위한 '임상 리더십(practical leadership)'을 혁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브루스 케오(Bruce Keogh) 전 NHS 메디컬 디렉터는 12일 대한병원협회 주최로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코리아헬스케어콩그레스(Korea Healthcare Congress2018)에서 이같은 내용의 ‘영국 국가의료가 지향하는 미래병원’을 발표했다. 

영국은 매년 150만명의 환자가 있고 10억건의 처방전을 내고 있다. 4억4000만건의 약국 방문, 3억6000건의 일차의료기관 방문, 1600만건의 입원, 2400만건의 응급실 등록, 1000만건의 구급차 이송 등의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2014-15년 1년간 영국 정부의 의료 관련 지출은 1340억 파운드(약204조원)로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7.3%에 해당하는 규모다. 영국은 의료서비스 질적 수준 향상과 혁신 기술 도입으로 이 규모를 2021년 6.6%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의 2017년 건강보험 진료비는 69조6271억원, GDP의 7.7%) 

케오는 “영국은 전 세계 인구의 1%이고, 의료계 논문 전체의 6%를 차지한다”라며 “하지만 영국의 장점을 의료서비스 혁신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정의 한계, 환자는 대기시간 길고 의사는 일차의료기관 떠나 
▲브루스 케오(Bruce Keogh) 전 NHS 메디컬 디렉터 발표 슬라이드 장면. 
영국은 알려진 대로 환자 입장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한 대기시간이 다른 국가에 비해 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료서비스 공급자 입장에서도 근무 환경이 열악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영국은 재정 부담에 따른 효율성 증대라는 과제에 놓여있다. 

케오는 “대부분의 환자는 진료를 받기 위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15년 전만 해도 심장수술을 받기 위해 2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었고 지금도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있다”고 말했다. 

케오는 “일차의료기관의 진료는 그대로지만 의사, 간호사 등의 임금이 올라가지 않고 있다. 재원이 모자라다 보니 이들의 근무 환경이 열악해진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일차의료기관을 떠나고 있다”고 했다. 케오는 “일차의료기관은 NHS 전체의 60%를 차지하며 환자들을 가장 먼저 진료하기 때문에 중요하다”라며 “전체적인 지역사회에서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일차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제공자들은 재정적인 책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오는 “그동안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재정적인 부분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했다”라며 “재정 문제를 고려하면 훨씬 더 서비스 수준의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케오는 “의료서비스 수요가 매년 4~5%정도 증가했다고 본다면 재원 조달의 증가율은 4%대다”라며 “수요가 2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NHS는 효율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이라는 새로운 과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케오는 “이를 위해 NHS에 소속된 일정 부분의 의사, 간호사 등을 민간 부문으로 이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이들도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떠나고 싶어하면서 계약상의 자유가 주어진다면, 민간 부분으로 이직할 수가 있다”라고 말했다. 케오는 “NHS가 재정의 한계 속에서 의료서비스 혁신을 추진하려면 많은 도전을 해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혁신을 방해한다”고 강조했다.  

NHS 임상 질적 수준 정체의 한계, 평가 강화 

영국은 지난 2008년 NHS 20주년 기념으로 NHS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NHS가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의료서비스 품질의 수준 향상을 위한 임상 리더십이다.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려면 투명성이 필요하고, 이는 대중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임상 결과 공개를 법으로 제정했다. 

케오는 “서비스 질적 수준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서비스 제공자 뿐만 아니라 수요자의 입장을 알 수 있어야 한다”라며 “가령 직원의 어머니가 심장수술을 받았는데 과연 수술이 안전한지, 효과가 있는지를 질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오는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서비스의 수준을 참고하고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의료 품질에 대한 7단계를 정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 전문가라면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때 무엇을 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해야 한다. 각자 질적 수준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서비스 제공자로서 측정할 수 있어야 하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수준이 개선되려면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 일차진료기관이나 개인적인 임상 전문가 등에게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없기 때문이다. 케오는 “영국의 임상 리더십은 10년, 20년 동안은 많이 퇴색됐다.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라며 “이를 위해 조직을 만들고 보상방안을 만들었다. 아이디어는 굉장히 좋지만 비용도 그만큼 많이 드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NHS는 지역 임상자문단을 두고 서비스 수준을 평가했다. 적절한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정부나 규제당국의 대리인이 모두 의료 전문가들에게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높이는 행동을 권장하도록 했다. 

암, 심장 질환 등의 각 분야의 서비스 질을 개선하기 위한 권한을 부여했다. 지역을 10개로 분할해서 지역마다 지역의료 국장을 두도록 했다. 또한 여러 가지 이노베이션 상을 도입했다.  

케오는 “정부는 의료서비스를 구매하는 환자들을 위해 의료계, 제약업계 등과 협업이 필요하다”라며 “항공우주업계, 정보기술(IT) 업계 등이 혁신기술을 개발해 의료계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혁신 기술을 통한 의료서비스 질적 결과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조기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만성질환자들이 양질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열악한 병원 집중관리로 전체 질적 수준 향상 

NHS의 일부 기관은 의료서비스 질적 수준이 엉망이었다. 그는 NHS 개혁을 위해  사망률이 가장 높은 14개 병원의 관리를 담당했다. 이들 병원은 주로 낙후된 지역에 위치하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케오는 “해당 병원들은 전반적인 지식 수준을 쌓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 병원을 크게 4개 병원으로 축소하고,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고 했다. 교육 주제는 안전이나 환자의 경험, 체험, 리더십 등이었다. 

그는 “어떤 분야든 리더십이 큰 역할을 하고 효과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 다음은 지속가능한 자원 활용이 중요하다”라며 “서비스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은 결과로 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수준이 낙후한 병원의 개선을 통해 NHS는 차츰 달라졌다.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감염을 90%를 줄였다, 정맥혈전색전증(VTE)의 위험을 96%줄였다. 

NHS의 뇌졸중센터는 32개에서 8개로 줄였다. 숫자를 줄이고 기능을 강화해 서비스 수준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중증외상센터는 22개 지역의 27개 센터를 뒀다. 중증외상센터를 정식으로 운영한지 2년이 되던 해에 외상환자의 생존율을 50%이상 개선했다. 둔부(엉덩이) 골절은 19%의 비용을 줄이고, 골절의 입원일수도 6일정도 단축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 새로운 혁신기술이 도전과제 

그는 앞으로 의료서비스는 현재보다 훨씬 더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선 젊은 층이 요구하는 것과 노인층이 요구하는 것이 다르다. 젊은층은 즉각적으로 정보를 받길 원하고, 진료를 받고 기다리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 노년층은 수요 자체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케오는 “의료서비스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하나로 연결되지 않아 어디에 투자하는지 알기가 어렵다”라며 “치료보다 예방을 하는데 더 많은 투자를 할지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의료계에 진출하는 기술회사인 구글, 애플, 삼성 등이 의료서비스의 어느 시점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 정하는 것도 과제다. 케오는 “그동안 의료계는 재정의 한계에 따른 혁신을 하지 못하고, 패배의식을 느껴왔다. 의료서비스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지를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영국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커다란 기회를 만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유전체 분석, 블록체인 등을 통해 분석하고 의료정보의 세계화가 이뤄질 수 있다. 현재는 진단이나 분석이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이에 대한 세계화가 이뤄져야 한다. 

케오는 “의료 분야 외에 정부에서도 혁신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환자들이 직접 의료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더 많은 환자들이 가정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케오는 “모든 의료기술을 통합하면 앞으로 의사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해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도 따른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기술의 혁신에 따른 의료계의 존엄성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라며 “학문으로서의 의학, 데이터 보안, 미생물 확대와 각종 균에 대한 내성 등의 해결할 문제도 남아있다”고 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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