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검사 결과를 뒤늦게 확인한 뒤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형사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성립하려면 의사가 검사 결과를 적시에 확인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을 뿐 아니라, 당시 환자의 악화를 예견하고 회피할 수 있었으며, 그 의무 위반과 환자의 상해 또는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까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한다.
검사 결과 확인의무는 검사 목적과 종류, 환자의 증상과 병력, 결과의 긴급성, 의료기관의 업무분장 및 결과 통보체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한다. 의사가 중대한 질환을 의심하여 직접 검사를 지시하였거나, 검사 결과가 시술의 시행 여부 또는 응급치료의 필요성과 직접 관련되어 있다면 확인의무가 강하게 인정될 수 있다. 실제로 법원은 출혈 위험이 큰 시술을 앞두고 혈소판 수치가 현저히 낮게 나온 검사 결과를 확인하지 않은 채 시술이 이루어지도록 한 의사에게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인정하였다(대법원 2018. 12. 28. 선고 2018도12302 판결).
그러나 검사 수치가 비정상이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입원이나 특정 치료를 시행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고열과 백혈구ㆍCRP 상승이 있었던 환자를 귀가시킨 뒤 환자가 패혈성 쇼크로 사망한 사건에서, 당시 활력징후가 안정적이었고 다른 검사에서 특이소견이 없었으며 해당 수치가 급성 장염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원심의 유죄판결을 파기하였다. 사고 당시의 임상 상태와 의학적 지식을 기준으로 패혈증 또는 급격한 악화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도13950 판결).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결과 확인이 늦었다는 사실뿐 아니라, 결과를 적시에 확인하였다면 어떠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고 그 조치로 환자의 악화를 막을 수 있었는지도 구체적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대법원은 의료행위와 환자의 상해 사이에 일정한 관련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의사의 과실을 추정할 수 없고, 검사가 공소사실에 기재된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과 인과관계를 증명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3도3217 판결). 또한 배양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잘못이 있더라도, 검사를 했다면 어떠한 치료가 가능하였고 그 치료를 통해 사망을 피할 수 있었는지까지 밝혀져야 한다고 보았다(대법원 1996. 11. 8. 선고 95도2710 판결).
검사 결과 확인은 개별 의사뿐 아니라 의료기관의 결과보고 체계와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실제 책임 소재를 판단할 때에는 주치의와 당직의 중 누가 결과를 확인할 담당자였는지, 검사실이 이상 결과를 언제 어떤 방법으로 통보했는지, 담당의 부재 시 대체 확인자가 지정되어 있었는지, 환자에게 연락하거나 재내원을 안내할 수 있었는지 등을 살펴보게 된다. 따라서 의료기관은 중대한 이상검사결과의 보고 기준과 순서를 명확히 하고,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알림과 전화 등 복수의 통보수단, 확인 시각의 자동 기록, 외래ㆍ퇴원 환자의 미확인 결과 추적 및 재통보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결국 검사 결과 확인 지연에 관한 형사책임은 ‘결과를 늦게 보았다’는 하나의 사실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당시 의사가 결과를 확인할 구체적인 의무와 현실적인 가능성이 있었는지, 그 결과와 환자의 증상을 종합하면 중대한 악화를 예견할 수 있었는지, 입원ㆍ재검사ㆍ투약ㆍ수술 또는 전원 등의 조치로 결과를 회피할 수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의료진에게는 검사 결과의 확인과 후속 조치뿐 아니라 그 과정과 판단 근거를 진료기록에 구체적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