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실험 설계·임상데이터 분석·연구 자동화까지…일차 의료진·AI·(원격)전문의 협력 모델
바이오넥서스 김태형 대표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AI가 연구실의 구조부터 의료 체계까지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바이오 연구에서는 멀티 에이전트 기반의 연구 자동화가 고도화되고 있으며, 의료 분야에서는 AI와 일차 의료진, 원격 전문의가 협력하는 모델이 필수의료 공백을 메울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DHP 2025'에서 바이오넥서스 김태형 대표는 멀티 에이전트 기반 바이오 연구의 미래를,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의원은 커넥티드 인텔리전스와 AI 기본사회를 각각 발제했다.
멀티 에이전트가 바이오 연구 구조 바꾼다
이날 김태형 대표는 바이오 연구 패러다임이 전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로 전환되고 있다고 했다.
바이오 파운데이션은 유전체, 단백질, 임상 등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 학습해 다양한 의학적·생물학적 문제를 다층적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이다. 김 대표는 전통 생명과학이 실험 중심, 도메인별 분석에 기반했다면, 바이오 파운데이션 모델은 데이터 통합·멀티모달 분석·자동화된 예측을 통해 연구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전환이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과 결합하며 연구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AI 모델이 일주일마다 새로 나오는 시대다. 이제는 말로 프로그램을 짜고 AI가 스스로 코드를 실행하는 수준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이미 바이오 연구 전반과 신약개발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유전체·단백질·임상 데이터 분석 사례를 언급하며 "바이오 데이터가 전 세계적으로 쌓이고 있고, AI가 잘하는 일은 이 데이터의 패턴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3000만명 규모의 유전체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20~30년간 풀기 어려웠던 발현·조절 영역을 찾아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기술 고도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수준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 대표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아인슈타인급 난제를 인간 과학자가 아니라 AI가 풀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노벨상급 성과로 평가되던 연구를 AI가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도구의 발전이 아니라 연구 구조 자체를 바꾸는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수십만편의 논문을 AI가 자동으로 분석하고 실험 조건까지 제안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자동화 실험시설 사례를 언급하며 "단백질을 억단위로 합성해 평가하는 시스템이 실제로 운영 중이며, 연구자가 거의 필요 없는 완전 자동화 구조가 구현됐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러한 자동화와 멀티 에이전트가 결합하면 연구 생산성이 급격히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바이오 쪽은 AI를 통해 60배, 100배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차지호 의원
한국 필수의료 공백, 1.5차 의료시스템으로 대응…일차 의료진+AI+(원격)전문의 진료
민주당 차지호 의원은 현재 인구, 팬데믹, 기후변화, 분쟁, 글로벌 경제의 문제가 분절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향후 10년 후에는 복합적인 위기로 다가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차 의원은 AI 기반의 새로운 사회 모델 'AI 기본사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금융, 의료, 교육, 복지, 노동, 재난 대응 등 국민이 직면한 다양한 리스크를 줄이고 기본적인 삶과 안전을 보장하는 사회 기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필수의료 공백 문제를 언급하며,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특히 의대 정원 확대는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AI와 일차 의료진, (원격)전문의가 함께 진료하는 '1.5차 의료시스템'을 제시했다.
차 의원은 "일차 의료진은 지역 곳곳에 있지만, 현재 역량만으로 필수의료를 모두 커버하기 어렵다"며 "AI와 협업하는 구조를 만들고 전문의가 원격으로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면 훨씬 빠르게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그는 AI가 환자의 만성질환 위험과 정신건강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지역의 감염병 확산 조짐을 조기에 포착하며, 개인에게 필요한 검사와 추적 관리 방법을 추천하는 맞춤형 검진 체계를 만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차 의원은 이러한 기능이 의료와 결합되면 지역의 일차 의료기관에서도 보다 전문적인 판단과 대응이 가능해지고, 의료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